포항, 설기현 영입에 함박 웃음…마케팅 효과 ↑

이동국 EPL 진출 이후 '스타 마케팅' 고전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 ‘스나이퍼’ 설기현(31)을 영입한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전력 보강 뿐 아니라 마케팅 효과에도 큰 덕을 볼 전망이다.

 

포항은 지난 17일 프리미어리그 풀럼과 계약을 해지한 설기현과 1년 계약을 맺었다. 18일 귀국한 설기현은 20일 공식 입단식을 치른 뒤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설기현의 영입으로 포항은 우즈베키스탄으로 공격수 데닐손, 스테보(이상 분요드코르)의 공백을 메움과 동시에 그동안 목말랐던 ‘스타 마케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포항은 한명희 단장이 직접 인천공항으로 배웅 나올 정도로 설기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사실 포항은 최순호(강원 감독)부터 황선홍(부산 감독), 홍명보(올림픽팀 감독), 이동국(전북)으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스타의 산실이었다. 하지만 2007년 이동국이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 진출한 뒤 뚜렷한 스타를 찾지 못했다.

 

대신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을 필두로 이른바 ‘스틸러스 웨이’란 기치를 내걸고 2007년 K-리그 우승, 2008년 FA컵 우승, 200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챙겼다. 스타는 없지만 탄탄한 조직력이 뒷받침됐다.

 

이처럼 성적은 좋았지만 마케팅 효과는 오히려 이동국이 있던 시절보다 미미했다. 바로 프로는 곧 스타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최효진(서울), 김형일, 노병준 등 수준급 선수는 있었지만 이동국처럼 이름만으로도 마케팅 효과를 낼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포항 관계자도 “이동국이 있을 때는 영업하기가 정말 편했다”면서 “하지만 이동국이 떠난 뒤 ‘스틸러스 웨이’를 내걸고 K-리그 우승까지 차지했지만 막상 스폰서를 따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만큼 스타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설기현의 영입으로 포항은 다시금 ‘스타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신사다운 플레이, 박진감 넘치는 선진축구를 내세워 성공을 맛 본 ‘스틸러스 웨이’에 ‘스타 마케팅’이 더해진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될 전망이다.

 

포항 관계자는 “지난 시즌 평균 관중이 1만1,000명 정도였는데 설기현의 영입으로 적어도 3,000명 이상의 관중이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스폰서들도 좀 더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올 시즌 설기현 효과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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