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누가 뛰나
민선 5기 경기도를 이끌어갈 경기지사, 시장·군수를 뽑는 지방선거가 6월2일 실시된다. 도교육감과 도교육위원을 포함해 8개의 투표 용지에 표심을 표현하는 국내 선거 역사상 최대규모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로 인해 올해 초부터 전국은 지방선거 열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특히 현 정부의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는 세종시, 4대강 사업, 지방행정체제 개편 등 ‘MB’ 정부의 핵심정책에 대해 국민들의 심판 잣대로 여겨지고 있다. 더욱이 경기도는 지방자치 이후 도지사 재선 도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어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인데다 지역감정이 거의 사라진 수도권선거 판도가 정국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여당인 한나라당의 후보 선출은 김문수 지사의 결단이 가장 큰 변수다. 김 지사는 아직도 출마 여부에 대한 결심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 지사의 향후 행보는 사실상 재출마로 입장이 정리된다는 관측이 중앙 및 지역정가에선 지배적이다. 3월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데다 당 후보 공천심사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 지사 스스로 별다른 정치적 카드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김 지사의 재출마를 압박한다는 설명이다.
정치적 동지인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국민권익위원장으로 귀환하면서 정부의 2인자 위치를 굳히려는 정치적 행보를 보이는데다 한나라당내 친박 세력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점도 김 지사에겐 고민거리다. 또 전당대회를 통한 최고위원으로서의 당 복귀, 재·보선 출마 등은 최악의 경우, 김 지사에게 회복할 수 없는 정치적 리스크를 안겨줄 수 있다는 부담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정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오 위원장도 최근 모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지방선거 (경기지사) 연임 도전자로 당내에서 지금 김 지사 아니면 마땅한 사람이 없다”고 밝힌데다 김 지사와의 비공개 오찬 회동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가의 관측이다.
출마 여부가 관심을 끌었던 임태희 노동부 장관도 “정치인들이 왜 경기지사를 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나는 지금까지 경기지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며 불출마 의사를 확고히 한 점도 김 지사의 재출마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특히 평생을 정치적 판단과 함께 살아왔던 김 지사는 묵묵부답을 통해 당내 경쟁자들의 움직임조차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김 지사가 불출마를 결심할 경우, 경기지사 출마에 나설 후보군들은 다수 포진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도지사 경선에 도전했던 김영선 의원(고양 일산서)이 우선 거론된다. 또 임태희 장관도 당내 여론을 명분삼아 떠밀리는 모습으로 출마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 도내 최다선인 남경필 의원(수원 팔달), 국회 예결위원장인 심재철 의원(안양 동안을), 도당위원장인 원유철 의원(평택갑) 정병국 의원(양·가평)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 등 야권
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김진표 의원(수원 영통)이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18대 총선 당선을 기점으로 경기지사 도전에 나서고 있는 김 최고위원은 지난해 11월30일 수원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김 최고위원은 중앙정치와 별도로 지역 현안을 중심으로 한 이슈 챙기기에 나서고 있으며 보좌관 그룹을 활용해 사실상 경기지사 후보 경선 캠프를 마련한 상태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월 예비선거 등록일까지 여러가지를 충분히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며 출마 의지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여기에 이종걸 의원도 도지사 도전 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이 의원은 국회교육과학기술위원장으로 김상곤 교육감의 교육정책을 둘러싼 논란에 뛰어드는가 하면 수면 밑으로 경기지사 출마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 관련 인사들을 접촉하는 등 지속적인 움직임이 감지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당내 경선을 통해 도지사 후보자를 선출, 지지자들의 표 결집과 선거 열기를 초반부터 고조시킨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부겸 의원(군포), 부천시장을 거친데다 당내 정책통으로 평가받는 원혜영 의원(부천 오정), 경기도의원 출신의 정장선 의원(평택을), 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기춘 의원(남양주을), 천정배 의원(안산 단원갑)도 경기지사 후보군에 포함된다.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에선 아직 뚜렷한 도지사 후보군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당 안팎에선 안동섭 도당 위원장, 정형주 중앙위원, 김용한 전 도당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이와 함께 진보신당에선 당 안팎에서 경기지사 출마를 요청받고 있는 심상정 전 대표가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파주 출신인 심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15일 서울에서 ‘정치바로연구소’를 열었으며 경기지사 출마와 오는 7월 서울 은평을 재선거 출마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친노 인사들이 중심이 된 국민참여당에선 고양 덕양갑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열린우리당 도당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 전 장관의 출마와 관련 천호선 서울시당 위원장은 “현재로선 서울시장이냐 아니냐에 초점이 가 있고 그렇지만 경기도지사 출마의사를 완전히 배제할 순 없을 것 같다”며 여운을 남겼다.
/김동식·김규태기자 ds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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