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피부병 백반증

환자 10% 유전, 스트레스로 중장년층도 발병, 엑시머레이저 등 큰 효과… 꾸준한 치료 필요

백반증은 피부의 멜라닌 색소가 없어져 피부에 흰 반점이 생기는 피부병으로 잘 낫지 않는 만성적인 질병이다. 백반증에 대한 기록은 기원전부터 있었으며 당시에는 나병과 혼동하기도 했다.

 

발생빈도는 약 1%로 100명 중 1명이 백반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그러나 보기가 안좋아 미용상의 결함만을 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전신건강에는 큰 해가 없다. 흰색 반점이 얼굴이나 손등 같은 노출부위에 생긴 경우는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이나 외모를 중요시하는 여성에게는 큰 문제가 되어 심리적으로 심한 압박감과 갈등을 느끼게 된다.

 

백반증의 원인은 확실치는 않으나 피부의 색소 세포가 파괴돼 그 부분만 색소가 소실돼 흰 반점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환자들의 약 10% 정도에서 친가나 외가쪽 친척 중에 백반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가족력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중장년층에서 후천적으로 생긴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사업상 문제, 집안문제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몇 달간 심한 스트레스를 겪은 후 남편은 원형탈모증이 생기고 부인은 얼굴에 백반증이 생겨 치료를 한 적이 있다.

 

드물게 갑상선 질환이나 당뇨병 같은 면역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으며 필자가 교수시절(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백반증 환자에서 자가항체가 정상인에 비해 많아져 이 자가항체가 색소세포를 파괴한다는 논문을 발표해 학술상을 받기도 했다. 면역학적 이상이 백반증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피부에 흰 반점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백반증은 아니다. 태생시부터 소아의 몸통이나 팔 다리에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흰 반점인 ‘탈색모반’이나 또는 ‘어루러기’, ‘버즘’을 백반증으로 오인해 피부과를 찾는 부모들이 많다. 노인들의 경우 팔다리에 생기는 다수의 조그맣고 둥근 흰 반점도 백반증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태양광선으로 인해 노화된 피부의 자연적인 현상인 ‘물방울 모양 멜라닌 저하증’으로 백반증과는 다르다.

 

백반증의 흰 반점은 경계가 명확하고 주변의 정상피부는 약간 더 진한 색조를 갖는다. 확실한 진단은 암실에서 ‘우드등’을 사용해 진단을 하게 된다.

 

백반증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제제를 도포하거나 복용해 왔으나 장기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부작용이 있어 최근에는 스테로이드제제의 피메크로리무스제제나 타크로리무스제제로 도금해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본격적인 치료에는 자외선 치료와 엑시머 레이저 치료가 있다. 자외선치료는 과거에는 옥소라렌이라는 광독성약을 먹이거나 바르고 자외선을 쪼였으나 화상을 입는 등 부작용이 많아 근래에는 자외선 B로 치료하는데 자외선 B중에서도 좁은 파장의 자외선 B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엑시머 레이저가 도입되면서 피부전체를 쪼이지 않고 부분적으로 백반증 부위에만 쪼일 수 있게 돼 피부가 전체적으로 검게 타는 것을 예방할 수 있고 효과도 좋아 많은 사람들이 엑시머 레이저를 선호하고 있다. 이상의 여러 가지 치료법으로도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는 표피이식술을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백반증은 불치의 병은 아니다. 전문의와 상의하여 꾸준히 치료한다면 50%~70%의 환자는 치료가 되므로 끈기있는 치료가 필수적이다.  /박윤기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피부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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