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서진원(33·수원시 팔달구·가명)씨는
최근 회사 임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려는 순간
갑자기 콧물이 물처럼 흐르고 재채기가 나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감기인가 싶어
찾은 병원에서 그는 ‘알레르기성 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침과 저녁 기온이
10도 이상 차이가 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심한 일교차에 몸이 미처 적응하지
못하면서 주변에 ‘콜록’이고 ‘훌쩍’이는 사람들이 늘었다.
여기에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리면서
‘작은 기침’에도 예민해지는 요즘, 오해의 눈총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알레르기성 비염에 대한
적절한 대비가 필요하다.
◇환절기, 이유없는 재채기·콧물은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비염의 특징은 잦은 재채기다. 여기에다 자꾸 콧물이 흐르고, 흐른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며, 코가 막히는가 하면 눈이나 입천장, 귀 주위가 가려워 긁기 일쑤다.
어린이는 눈 주위에 다크서클 같은 현상이 생기며, 자꾸 코를 후비고 부벼대거나 코가 막혀 잠투정이 심해진다.
알레르겐(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항원)에 대한 코의 과민반응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알레르기성 비염을 가진 사람의 코가 집먼지 진드기나 찬 공기 등 특정 알레르겐을 해로운 물질로 인식해 코가 방어 반응을 시작하면서 나타난다. 방어반응이 재채기·콧물·코막힘·가려움증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일교차 크고 찬바람 부는 가을 알레르기성 비염 악화
수시로 환기·물걸레로 청소… 침구는 햇볕에 말려야
◇문제는 집먼지 진드기
대부분의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집먼지 진드기에 알레르기 양성 반응을 보인다. 따라서 알레르기성 비염을 치료하려면 사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집먼지 진드기에 대한 대책을 우선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시로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자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 집안에 카펫이나 천 소파 등 진드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없애고, 집안을 약간 서늘하게 해 진드기의 번식을 막아야 한다. 속옷이나 이불 등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삶거나 햇볕에 말려야 하며, 물걸레 청소로 방안의 먼지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집먼지 진드기는 인체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을 먹고 사는데, 하루에 한 사람에게서 떨어지는 각질의 양은 수많은 진드기가 평생 먹고도 남는다.
따라서 집먼지 진드기를 완전히 박멸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진드기의 절대 수가 줄면 알레르기 증상 역시 눈에 띄게 호전되는 만큼 환경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전문가 상담을 통한 맞춤치료가 중요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항원검사를 통해 어떤 알레르겐이 증상을 일으키는지를 먼저 확인한 뒤 그에 따라 치료 및 환경조절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항원검사를 통해 특정 알레르겐이 확인되면 그 특성을 따져 회피요법이나 면역요법 등을 선택해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약물로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치료는 약제의 선택이나 투여량 조절 등에 고도의 의학적 지식과 판단이 필요하므로 경험 많은 의사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자료제공=김용복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윤철원기자 ycw@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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