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현실속 ‘작가의 성장스토리’

새가 되어 날아가고 싶었지만 항상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작가의 심리적 혼란을 담은 성장 스토리가 펼쳐진다.

사진작가 양재광이 ‘나는 새’를 주제로 전시를 갖는다. 전시는 크게 성장 과정에서 겪은 충격적인 사건들을 3개의 이야기로 전개했다. 새가 되어 하늘을 나는 어린시절의 꿈을 비롯해 잔혹한 현실 앞에 맹렬히 날개를 떨구고 매번 되풀이되는 좌절을 겪은 흔적이 안양 스톤앤워터와 석수시장의 빈 점포 곳곳에서 펼쳐진다.

작가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작업한 ‘Nightswimming’(할머니와의 이별에서 기인한 유년시절의 혼란), ‘리스트 컷 신드룸’(히끼꼬모리와 같은 생활을 하며 느끼게 된 청소년기의 절망), ‘사건의 전야’(성인이 되어버린 후 절친한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게 된 사회와 개인과의 갈등) 3개의 시리즈다.

‘나이트스위밍’은 맞벌이 부모님을 대신해 작가 자신을 돌보았던 한 파출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다. 유년시절 어머니라 믿었던 할머니와의 이별, 당연히 진짜 부모와 할머니란 존재와의 혼돈 등이 작품 이미지로 펼쳐진다.

‘사건의 전야’는 매번 충격적인 사건으로 신문지면을 장식하는 기사의 내용을 연출했다. 판결에 불만을 품은 교수가 석궁을 이용해 판사를 쏘고, 쌍둥이 초등학생이 게임 아이템을 사기 위해 흉기로 친구를 찌르는 현실. ‘사건의 전야’는 그들이 저질러 버린 엽기적인 사건들을 재현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다. 사건이 벌어지기 전날 밤의 이야기로써 악인이 되기 전 이들의 환경과 심리 속에서 고뇌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리스트 컷 신드룸’은 지난 1995년 4월간 집안에 틀어박혀 있어던 작가의 ‘히끼꼬모리’(은둔형 외토리)에 대한 것. 무기력한 우울 속에서 때로는 마법과 같은 일이 벌어져 일상에서 벗어나길 꿈꿨지만, 인생은 날마다 무료하고 심심하다. 전시는 7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문의 (031)472-2886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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