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물들인 열정 뮤지컬 갈라콘서트

■ 남경주의 올 댓 뮤지컬

 

지난 25일 늦은 오후 수원시 제1 야외음악당. 현란한 무대조명 불빛에 비친 야외 객석은 750석의 의자석 외에 너른 잔디밭을 꽉 메운 1만 여명의 관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무료공연인데다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스타 남경주의 출연으로 관심이 집중됐던터라 관객들의 반응은 이미 예고됐었다.

관객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무대에 오른 남경주는 “미국 센트럴 파크에서 오페라 갈라 콘서트를 보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공연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 공연이 바로 제 소망이 이뤄진 자리”라는 멘트로 공연을 시작했다.

이날 ‘남경주의 올 댓 뮤지컬’은 ‘토요일밤의 열기’ 등을 비롯해 11곡의 아리아를 4개의 파트로 묶어 선보였다. 총 11곡의 유명 뮤지컬의 하이라이트 부분만을 엄선해 12명의 출연진들이 각각 신나는 댄스와 아리아 넘버로 꾸민 뮤지컬 갈라 콘서트. 공연은 수원시승격 60주년을 기념, 수원 시민을 위한 ‘행복+행복 야외음악회 남경주의 올 댓 뮤지컬’을 주제로 수원예총이 주최하고 수원시와 DSD삼호아트센터가 후원했다.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 중 ‘Boogie Shoes’로 막이 오른 공연은 1970년대 일명 고고장이라 불리던 댄스장의 열기속으로 관객들을 이끌었다. 10명의 남녀 배우가 쉬폰 원피스를 하늘거리며 공중에 솟아오르는 장면은 관중들의 열렬한 환호속에 아크로바틱 묘기도 선보였다. 이어 남경주와 소프라노 정승원이 함께 부른 ‘How Deep Is Your Love’는 깊어가는 가을밤을 감미로운 서정의 세계로 물들였다. ‘역시 남경주’라는 찬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무대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3번째 세션인 ‘클래식’ 파트였다. 성악의 고즈넉함과 무대의 역동성이 함께 어우러진 무대는 뮤지컬 ‘렌트’의 ‘Seasons Of The Love’의 장엄한 사운드와 아리아가 관객들의 숨소리마저 빼앗아갔다. 또한 사각뿔의 무대배경을 돌며 의상과 표정을 달리한 남경주의 폭발적인 보이스와 가슴깊이 울리는 서정적인 가사로 4色의 매력을 선사한 ‘노트르담 파리’. 여기에 소프라노 정승원의 독무대로 선사한 우리 뮤지컬 대장금의 ‘내가 가겠소’ 등이 가을 하늘을 성악의 물결로 가득 메웠다.

그러나 각각의 뮤지컬 넘버에 맞는 무대의상이 갖춰지지 않아 공연의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한 콘셉트의 의상으로 지루함을 준 점은 옥에 티다. 여기에 외국 뮤지컬 넘버에 초점을 맞춰 11곡 중 국내 뮤지컬 넘버는 ‘대장금’의 주제곡 단 1곡으로 경기도를 대표하는 브랜드 뮤지컬 ‘정조, 화성을 꿈꾸다’의 주옥같은 노래를 기억하는 기자로선 남경주의 목소리로 듣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권소영 기자 ks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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