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판로 걱정 우린 없어요”

“과잉생산으로 넘쳐나는 포도, 가격과 판로 걱정은 우리한테 먼나라 얘기입니다. 밤새 야근을 해도 모자랄 판이니까요. 특히 신종플루로 생산농가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지만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13일 화성시 송산면 쌍정리에 위치한 ‘화성시 포도 수출협의회 물류센터’. 이곳 현장에서는 미국으로 보낼 15t 분량의 수출 포도 선적을 위해 모두가 분주한 모습이었다.

컨테이너 박스를 실은 트럭은 굉음을 내며 센터 마당을 연이어 가로질러 이동하고 있었고 포도박스를 실어 나르는 지게차가 시야를 떠나지 않았다.

작업반원 모두의 이마는 힘든 노동으로 송글송글 구슬땀이 맺었지만 표정만은 수확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에 충분했다.

올들어 이상기온 등으로 포도가 빨리 익고 생산량도 증가하면서 가격이 예년에 비해 평균 30%가량 하락한데다 신종플루로 대형매장의 판매 부진까지 겹치면서 대부분의 농가가 힘들어하고 있는 것이 현실. 하지만 이곳만은 무풍지대처럼 보였다.

내수보다는 수출을 자처한 의지가 결실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협의회는 지난해 167t 정도의 포도를 수출했으나 올해 수출 물량을 310t까지 배 가까이 늘렸다. 바이어들과의 구매협상을 활발하게 진행해 온데 따른 수확이었다.

현재 62농가로 구성된 협의회가 수출에 성공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 2003년도에 소량의 포도를 동남아에 처음으로 수출해 어렵다던 수출길을 열어 놓긴 했으나 이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았다. 때론 회원들간 갈등이 표면화 되면서 좌절도 겪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같은 가시밭길에서도 수출을 고집했고 이런 열정으로 모두가 힘들어 하는 지금, 나홀로 기쁨을 맛보고 있다.

화성포도수출협의회 남윤현 사무국장(48)은 “화성포도는 그 맛과 품질면에서 국내뿐 아니라 이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게 되는 것 같아 뿌듯하다”며 “현재 미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지에 화성 포도가 활발하게 수출되고 있으며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시장까지 개척, 농가의 소득증진은 물론 해외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췄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윤혜성기자 yh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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