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 허리수술, 겁먹지 말자
<본보-윌스기념병원 공동기획>
“수술한다는 사실이 두려워 뜬눈으로 밤을 샜어요. 수술이 잘못돼 전신마비라도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수원시 영통구에 사는 주부 이성미씨(66·가명)는 지난해 12월 말 택시에서 내리던 중 온몸이 갑자기 굳어져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곧바로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고 ‘허리 디스크’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씨는 수술이 부담스러웠다. ‘나이가 많은데 수술 후 제대로 회복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이씨처럼 허리 디스크 환자들은 요통으로 고생하면서도 5~10년 이상 방치하면서 만성화 된 통증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있다. 윌스기념병원 심정현 척추센터 소장은 “과거 척추 수술은 전신마취를 하고 절개 부위도 커 수술 후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환자들이 꺼려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마취 방법과 수술방법의 발전으로 척추마취 하에서 피부 절개 범위를 최소화 하는 ‘최소침습 수술’로 고령의 환자들까지도 시술이 가능해 졌다”고 조언했다.
◇척추마취로 수술 연령 높아져
척추마취가 널리 수술에 적용되면서 허리 수술을 받는 연령이 점차 높아져 70대 이상의 노년층도 비교적 안전하게 수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심장이나 폐 기능이 좋지 않은 노인 환자의 경우 전신마취는 부담이 컸다. 수술 후 폐렴이나 폐부종 등 많은 문제점을 동반하거나 두통, 어지러움 등으로 체력이 소진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척추마취는 수술부위 주변에 경막외 마취제를 주사하고 추가적으로 약을 투여할 수 있는 도관를 위치시켜 등부터 발끝까지 마취시킨 후 수면주사를 병행한다.
환자는 통증이 없는 수면상태로 수술을 받으며 전신마취와 달리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있어 수술 후 바로 깨어나 회복이 빠르다. 또한 수술 후에도 척추 마취제의 효과가 오래 가기 때문에 진통제의 사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으며, 오심, 구토, 두통, 입 마름 등 전신마취에 따르는 후유 증상도 크게 줄었다.
실제로 윌스기념병원에서는 지난 5년간 약 1천여명의 65세 이상 노인 환자에서 척추 마취 하에 척추 수술을 시행한 결과, 폐나 심장과 관련한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에는 골유합술 및 기구 고정술 같이 긴 시간(4시간 정도)이 소요되는 수술에도 척추 마취가 적용돼 마취와 관련된 합병증 없이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70·80대 노인에 대한 수술이 크게 늘고 있다.
◇절개 부위 최소화로 회복 빨라져
대표적인 ‘최소침습수술’인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제거술은 6mm 정도의 절개만으로 내시경을 넣어 디스크를 제거하는 것으로 실로 디스크 수술의 신기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절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미용상 깨끗하며 전통적 디스크 제거술과 비교했을 때 뼈나 인대의 손상이 없기 때문에 수술 후 척추 불안정증으로 인한 요통의 발생이 적다. 게다가 수술 중 출혈이 거의 없어 수혈이 필요 없고 회복이 빨라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가 가능하다.
◇척추마취를 응용한 최소침습수술로 환자 만족도 높여
최소침습수술의 많은 장점에도 내시경의 진입 시 손상을 피하기 위해 단지 피부부위만 국소마취 하여 수술을 시행하는 탓에 수술 중 환자들이 극심한 통증을 겪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 때문에 환자가 수술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어 정밀도를 생명으로 하는 이 수술 방법의 성공률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심지어 통증이 심해 수술을 중단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윌스기념병원 척추연구소에서는 이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면서 이 수술의 안전성과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척추마취 방법을 응용, 새로운 내시경 수술법을 개발해 시행해왔고 이전의 국소마취만을 사용했을 때보다 더 좋은 수술 결과를 얻는데 성공했다.
척추마취법을 적용한 새로운 내시경 수술법은 내시경 수술에서 처음 도관 삽입 후 마취제를 바로 주입하지 않고 내시경이 신경을 지나가 안전한 것이 확인된 직후 마취제를 주입, 이후의 과정을 환자가 편안하고 통증 없이 수술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자료제공=
윌스기념병원 심정현 척추센터 소장·이동찬 척추연구소 소장
/윤철원기자 ycw@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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