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북의 2차 핵실험 이후
오피니언 임양은칼럼

북의 2차 핵실험 이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즉 평양정권은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빈민국이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중국은 말할 것 없고 베트남이나 쿠바보다도 훨씬 더 못 산다. 못 사는 것은 고사하고 인민들을 배곯인다. 하필이면 동포인 저네들이 이런 덴 이유가 있다. 폐쇄사회를 고집하기 때문이다. 적잖은 사람들이 북녘을 다녀왔지만 평양에 가서 행동이 자유로웠던 사람은 없다. 안내인이라는 이름의 감시자가 붙어 이들의 통제속에 인민들과는 철저히 차단된다.

개혁 개방을 하면 잘 살 것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다. 개혁 개방을 할 수가 없어 못하는 것이다. 개혁은 주체사상의 변화다. 개방은 자유의 바람이 불어닥쳐 체제를 위협한다. 김일성주의의 유일사상과 함께 세습제가 붕괴되는 것이다. 이래서 내세우는 것이 중국 등의 모델을 부정하는 이른바 우리식 사회주의다.

그러나 변화를 부추기고 체제를 위협하는 틈새 바람이 아주 안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탈북 사태가 이렇고, 중국을 왕래하는 보따리 장사가 이렇고, 스포츠 등의 해외 교류가 이러하다.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 중엔 중국 기지를 통한 핸드폰으로 북측 가족과 통화를 나누는 사례가 있다는 말도 듣고 있다.

북녘 인민사회의 결속력이 전 같지 않은 모양이다. 단초는 식량난에 기인한 것이, 이젠 평양정권의 통제에 균열이 생긴 지경에 이른 것 같다. 예컨대 암시장이나 개인의 사유지 개간 등 자본주의 요소를, 중앙에서 철저히 단속을 지시해도 잘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방관료의 일꾼들이 규모가 큰 것은 뇌물을 받고 묵인하고, 규모가 작은 것은 방관하기가 일쑤라는 것이다. 북녘 체제가 사상적 응집력에 의해 유지되기 보다는, 습관화된 관성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핵 실험의 성공은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제끼기 위한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의 물결을 세차게 지펴 올리며, 150일 전투에 한 사람같이 떨쳐나선 우리 군대와 인민을 크게 고무케 하고 있다” 이상은 2차 핵실험 발표후 저들이 밝힌 보도문 중 한 대목이다.

핵실험을 위해 투입한 돈이 무려 3억달러에 이른다. 세계적 빈민국이 이런 핵 도박을 서슴치 않는 덴,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그 하나는 체제 단속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부실로 급해진 후계자 지명에 걸림돌이 되는 체제 이완을 다시 긴장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3기에 즈음해 통치의 실세가 군부로 이동한 두드러진 현상도 같은 맥락이다.

로켓을 쏘아 올리고, 핵 실험을 강행하고, 미사일을 마구 쏘아댄 일련의 대량살상 무기 과시 목적의 또 다른 이유는 장삿속이다. 미국과 국교를 트면서 핵 무기를 폐기하는 데 천문학적 수치의 보상을 받자는 속셈인 것이다. 6자회담을 형해화한 것은 과거의 지원 및 보상은 푼돈으로 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안보리 제재를 거쳐 앞으로 언젠가는 제3의 핵실험 협박속에 핵 무기 관련의 다자회담이 또 재개될 것이다. 여기에 대한민국이 빠질 수 없는 것은 남북 당사자고, 미국은 북측이 희망하는 대화 상대자고, 중국은 평양정권의 후견자이기 때문에 빠질 수 없을 것이다. 일본과 러시아는 유동적이다. 물론 회담은 다사다난 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의 핵무기는 저들이 일거에 팔자를 고치는 돈을 요구해도 국제사회가 사들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반면에 다신 핵을 갖지 못하는 안전 및 감시 장치의 완전 보장이 선행돼야 하는 것은, 핵 관련 약속을 상습적으로 번번히 어긴 전철을 더는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다.

평양정권의 핵 무장을 돈으로라도 해제하지 않으면, 막다른 길목에 다달게 되는 저들은 필시 제2의 6·25 남침 전쟁으로 이판사판의 돌파구를 모색할 것이다. 중국은 북조선을 잃는 걸 결코 원치 않지만, 평양정권 사람들이 재침에 실패해 중국으로 망명하면 안 받아줄 수도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쟁이 또 나면 남쪽도 형용키 어려운 막심한 피해를 입는다. 전쟁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지금같은 남북간 대치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 진 예측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공존을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 국가안보 태세의 강화다. 약자에겐 평화가 있을 수 없다. 평화도 힘이 있어야 유지된다. 아울러 유념해야 할 것은 허를 찌르는 테러다. 테러 역시 현대전의 일부다. 설마하다가 당하고 난 뒤의 대비는 ‘사후약방문’이다. 테러방지는 평상시에 해야 한다. 요컨대‘유비무환’이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