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이 은은한~ 지역작가 전시공간

따뜻한 커피향이 은은히 풍기는 곳, 세련된 그림들이 여기저기 벽면을 차지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인접한 전원갤러리가 아니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은 수아아트갤러리(관장 최수아)는 수원 수일사거리에 위치해 있다.

지역에서 갤러리를 운영한다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다. 전시와 판매를 동시에 하는 갤러리의 역할 중 하나는 좋은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작품 판매를 감안하지 않고 운영하기 어렵다.

지난 2004년 12월 문을 연 수아아트갤러리는 1층 커피숍과 지하 갤러리로 구성돼 있다. 최수아 관장이 손수 꾸민 인테리어 자체도 하나의 작품이지만 크고 작은 작품들이 전시된 커피숍은 자연스레 미술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커피숍 테이블에는 으레 이런 문구의 메모지가 있다. ‘차를 주문하시고 화랑으로 내려 가시면 그림 전시를 관람하실 수 있어요’

본격적인 그림감상은 바로 115.7㎡(35평)의 전시장이다. 주로 평면회화를 다루며 유화와 판화, 수묵화 등을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경기대, 수원대, 협성대 미대 교수를 시작으로 중국 흑룡강성 판화작가 교류전 등 50여회에 걸쳐 전시를 기획했다.

수아아트갤러리는 수원지역의 미술문화 활성화를 위해 초대전 중심으로 전시를 기획해 오고 있다. 지역작가들에게 전시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신진작가를 발굴하기도 했다.

그 일환으로 다음 달 중순에는 청년작가 11명을 선정해 1주일간 전시를 열어 줄 계획이다.

현재 전시장에는 소장품전을 열고 있으며 박광성, 정태, 이정근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문의 (031)258-5652

<인터뷰> 최수아 수아아트갤러리 관장

“미술 작가 한 명도 잘 모른 가운데 시작했어요”

5년 전 갤러리를 오픈한 최수아 수아아트갤러리 관장. 작가와 그림을 좋아하는 최 관장이지만 수익이 전무한 갤러리 운영은 쉽지 않았다.

그는 갤러리를 오픈하고 지역에서 열리는 전시에 쉼없이 참여했다. 작가들과의 만남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특히 북수원지역은 문화시설이 많지 않아 지역주민들이 문화혜택을 많이 받지 못해요. 다양한 전시를 통해 작가와 주민들을 매개시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는 5년간 거의 무상으로 공간을 제공했다. 갤러리를 통해 큰 수입을 바랐던 것도 아니고 굳이 무리하면서 공간을 꾸미려 했던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예술은 잘 모르지만 함께 예술을 나누고 싶었어요. 다만 내가 만든 공간에서 전시를 열어 준 작가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최 관장은 “오는 12월에는 개관 5주년을 맞아 수원지역미술사를 엿볼 수 있는 전시를 펼칠 계획”이라며 “다양한 전시를 기획해 수아아트갤러리가 작가와 주민을 연결하는 지역 내 문화공간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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