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다큐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는 재일 교포로는 처음으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위안부 관련 소송을 제기했던 송신도(86)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송 할머니는 1993년 국회와 총리의 사과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이 소송은 10년 뒤인 2003년 대법원 판결까지 모두 송 할머니의 패소로 끝이 났다.

영화는 송 할머니가 싸운 10년 간의 기록인 동시에 그녀와 그녀를 도운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이하 지원모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 속 두 축은 줄곧 일본에서 생활해 온 송 할머니와 그녀를 돕는 일본인이나 재일 한국인들이다. 일본어 대사인데다 일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른 다큐멘터리와 차별되는 상황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정신대 문제에 대해 일본이라는 국가와 일본인을 하나로 묶어 비난하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이 영화가 이야기 하는 것은 반전과 평화, 그리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 사이의 연대다.

일본의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욕을 쏟아내는 송 할머니가 결국 하고 싶은 말은 "두 번 다시는 전쟁을 하지마라"는 것이다.

"비난받을 대상은 전쟁과 전쟁을 일으킨 사람들"이고 "일본 정부의 사과는 앞으로 자라날 아이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게 일본군의 칼에 베인 상처와 일본군에게 맞아 난청을 겪는 귀를 지닌 송 할머니가 힘줘 말하는 것이다.

이는 그저 할머니의 이야기만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할머니와 지원모임의 만남에 힘을 준 감독의 연출 의도와도 연결된다.

과거의 상처로 남을 믿지 않는 할머니는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나게" 생겼으며 "피해자답지 않은 '분노'와 '웃음'을 함께 가지고 있는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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