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영화속 '나쁜남자'영화제서 만나자>

(서울=연합뉴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열리는 고전영화제에서 국내외 영화 속 '원조 나쁜 남자들'을 만나보자.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조선희)은 이달 말까지 한국 고전영화 속의 거칠고 고독한 남자주인공들을 만나 볼 수 있는 무료 VOD 상영전 '사내, 주먹을 쥐다'를 연다.

또 지난달 말 개막해 내달 1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계속되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는 박찬욱ㆍ오승욱 감독이 매력적인 악당들이 등장하는 고전영화들을 선보이는 '최선의 악인들' 특별전이 마련됐다.

◇'사내, 주먹을 쥐다' = 한국영화 VOD 사이트(www.kmdb.or.kr/vod)에서 열리는 이번 온라인 VOD 기획전에서는 쓸쓸하고 외로운 남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1950~1970년대 한국영화 6편이 소개된다.

1950년대 판 '쉬리'를 연상케 하는 '운명의 손'(1954, 한형모)은 여간첩과 방첩대 대위의 추격과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를 담았다. 이 영화에는 한국영화 사상 최초의 키스신이 등장한다.

신상옥 감독과 배우 최은희가 호흡을 맞춘 '지옥화'(1958)는 미군부대의 물품을 밀수하는 형과 이를 만류하는 동생, 그들 사이에서 갈등하는 양공주 소냐의 이야기를 담은 액션 누아르. 정창화 감독의 누아르 '노다지'(1961)는 암흑가의 주먹세계를 흑백의 짙은 명암, 실루엣과 그림자 이미지로 담았다.

'황혼의 제3부두'(1971, 전우열)는 사제지간에서 형사와 살인 용의자의 관계로 바뀐 두 남자의 이야기를 항구도시 부산을 배경으로 그리며 '5인의 건달들'(1971, 고영남)은 복수를 위해 다양한 캐릭터의 건달 5명이 의기투합하는 이야기를 선보인다.

1970년대 초 명동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명동잔혹사'(1972, 변장호ㆍ최인현ㆍ임권택)는 도시 중심부의 주먹세계에서 일어나는 조직의 배신과 복수, 비극을 3가지 이야기로 선보이는 옴니버스 영화다.

◇'최선의 악인들' = 박찬욱ㆍ오승욱 감독이 프로그래머가 돼 선보이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선한 영웅들과 달리 범죄자나 무뢰한, 악당들을 매혹적으로 그린 고전영화 6편이 소개된다.

'밤 그리고 도시'(1950, 줄스 다신)는 영국 런던 거리를 헤매는 야심 많은 사기꾼 해리가 은퇴한 레슬링 스타 그레고리우스를 만나면서 휘말리는 음모를 통해 억압된 사회에서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을 그린다.

자크 베케르 감독의 '구멍'(1960)은 형무소 지하에 구멍을 파고 탈옥하는 계획을 꾸미는 네 남자의 이야기이며, 마이크 호지스 감독의 '겟 카터'(1971)는 런던 암흑가의 갱이 동생의 죽음에 얽힌 음모를 알아내고 펼치는 복수극이다.

'들판을 달리는 토끼'(1972, 르네 클레망)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갱단에 들어온 남자가 갱단 우두머리의 딸을 납치하는 임무를 맡았다가 기묘한 상황에 빠지는 범죄물. 마르코 페레리 감독의 '그랜드 뷔페'(1973)는 먹고 마시고 섹스만 하는 이상한 게임을 시작한 중년 남자 4명의 이야기를 통해 천박한 소비주의를 묘사한다.

안드레 줄라브스키의 '포제션'(1981)은 전장에서 첩보활동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온 마크와 이상행동을 보이는 아내 안나의 이야기를 그린 컬트적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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