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가와세.디아즈 전주영화제 참여(종합)

(서울=연합뉴스) '밤과 낮'의 홍상수 감독, '너를 보내는 숲'의 가와세 나오미 감독, '엔칸토에서의 죽음'의 라브 디아즈 감독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JIFF)의 디지털 영화 제작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홍 감독과 가와세, 디아즈 감독은 13일 오전 서울 세종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10회 전주영화제의 '디지털 삼인삼색'을 통해 연출한 작품들을 소개했다.

'디지털 삼인삼색'은 전주영화제 첫 상영을 전제로 제작비 5천만원을 지원하는 전주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매년 영화제에서 단편 3편을 묶어 함께 발표한다.

영화제 출범과 함께 시작돼 올해로 10회를 맞은 '디지털 삼인삼색'은 처음 아시아 감독들을 주로 지원하다가 지난해 아프리카 감독들에 이르기까지 세계로 확대됐고, 올해는 다시 아시아로 돌아왔다.

홍 감독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단편을 만들었다. 31분짜리 단편 '첩첩산중'은 주인공 미숙이 옛 애인 상옥, 친구 진영 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엉클어지면서 겪는 이야기로 문성근, 정유미, 이선균 등이 출연했다.

홍 감독은 "사람들은 마음 속에 있는 덫, 억압, 쓸데없는 욕망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한다"며 "관계 속에서 사람들이 스스로를 쓸데없이 힘들게 하는 일에 관심이 많고 이번 영화도 그런 면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너를 보내는 숲'으로 지난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가와세 감독의 '코마'는 일본의 작은 마을 코마에 찾아온 재일교포 3세와 마을의 일본 여자가 판소리, 노 등 양국의 전통문화를 알아보며 거리를 좁혀 나가는 이야기다.

가와세 감독은 "재일 한국인 1세들은 자신을 한국인으로 생각하지만 3세는 자신을 일본인으로 여긴다.하지만 막상 일본 사회에서는 이들을 일본인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더불어 일본과 한국 모두 젊은이들이 전통문화를 계승하지 않으려 하는데 관심을 되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필리핀 출신 디아즈 감독의 '나비들에겐 기억이 없다'는 15년 전 캐나다 금광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지역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필리핀 마린두케섬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인간 본성, 환경파괴, 식민지 문제 등을 두루 짚어낸 영화다.

디아즈 감독은 "필리핀 마린두케섬에는 외국인들이 들어와 환경을 파괴했던 문제가 있었다"며 "이 섬을 찾아 영화를 만들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영화제에서 삼인삼색에 참여해 달라는 제안을 받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수완 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삼인삼색은 제작비를 지원하되 전혀 간섭하지 않고 창작자의 능력대로 실험하도록 하는 과감한 프로젝트로 시작됐다"며 "올해 홍상수, 가와세, 디아즈 감독들이 모였으니 가장 흥미로운 영화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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