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는 한 몸”… 32년 무분규 ‘열린 경영’

사상 최대의 경제위기로 인식되는 올해.

기업들의 경영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매출감소에 따른 구조조정, 국제적인 금융위기로 인한 자금악화 등 어느 것 하나 희망적이지 않다. 그러나 넋을 놓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같은 위기극복의 한 방안이 바로 ‘노사협력’이 아닐 수 없다. 노사협력은 당장의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이다. ASE Korea는 이런 면에서 타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손색이 없다. 회사 설립 이래 30여년간 단 한 건의 노사분규 없이 노사협력과 상생으로 어려운 위기를 극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ASE Korea에는 사상 최악이라는 올해의 경제불황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이 드리우고 있다.

 

ASE Korea는 지난 1967년 모토로라가 100% 출자한 해외공장으로부터 출발해 모토로라 반도체 사업부의 구조개편을 통해 지난 1999년 7월 대만의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팅 회사인 ASE Group에 매각되면서 ASE Korea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난 32년 동안 국내 전자 및 반도체산업의 선도업체로서 자리매김해 온 ASE Korea는 고품질의 제품생산, 원활한 노사관계, 환경보호와 인도주의적 지역공헌 등이 회사운영의 모체다. 특히 지난 1997년 10월 파주시로 시설을 신축, 이전한 후에는 노사가 가족처럼 합심하며 회사발전은 물론이고 고용창출 등 지역사회에까지 기여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전 근로자 100% 고용승계… 노사화합의 꽃 활짝 피워

ASE Korea는 지난 1999년 모토로라에서 ASE Group으로 경영권이 이양되면서 ‘전 근로자의 100% 고용승계’와 ‘급여 및 복지프로그램 100% 승계’라는 성공적이고 이례적인 노사화합을 이뤄내며 ‘신노사문화’의 장을 열었다.

전 근로자에게 전직 위로금(8개월분의 임금) 지급과 고용보장, 또한 생산규모의 확대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고용확대의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모범적인 기업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다. 이 때문에 ASE Korea는 회사경영권 이양이라는 어려운 상황을 거쳐오면서도 단 한 건의 노사분규나 갈등 없이 전 사원이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에 전념해 안정된 직장분위기를 조성했다.

신뢰, 정직의 노사관계

ASE Korea는 사원 개개인을 성숙한 인격체로 대우하고 존중하며 사원의 비전과 이익이 곧 회사의 발전과 이익으로 직결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

정직성과 법률 및 규정준수의 철저함이 경영 및 사업에 근본이 된다는 기본 정신과 신념을 노사관계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시키고 있다. 대립과 갈등이 아닌 이해와 협력의 바탕 위에서 개방적, 긍정적 대화를 통해 우호적이고 상호 신뢰하는 노사관계를 이룩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ASE Korea는 노사협조 증진 기여, 우수노사협력업체 등으로 선정돼 여러 차례 대통령 및 노동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특히 인사관리자, 기업부문에서 남녀고용평등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노사관계의 모범적 관행

ASE Korea의 기본 경영 철학은 ‘열린경영’이다.

이를 위해 노사 간 원활한 의사소통과 근로자 참여를 위한 대화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매달마다 ‘경영실적 설명회’를 통해 회사의 중요한 현안을 설명하고 대화하는 중요한 기회를 마련함과 동시에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경영진과 함께 고민한다. 또 장기근속사원에게는 기념품 및 휴가 제공을 실시, 뿐 만 아니라 노사전원이 참여하는 야유회 등 각종 노사화합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자발적인 참여로 CAT(Change Agent Team) 활동을 실시해 경영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 경쟁력 강화, 근로자의 직접적인 참여와 의사결정, 제도의 개선 등 긍정적 효과를 이뤄내고 있다.

 

우수한 노무관리, 복지 제도 및 실천

ASE Korea는 ‘인간에 대한 끊임없는 존중’이라는 경영철학으로 개개인의 능력과 업적에 따른 급여지급, 공정한 승진 및 승급(사내에서 우선채용 기회 제공), 적재적소의 인력 배정, 효율적 직무분석표, 공정하고 균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각종 교육 보조제도, 첨단 교육시설, 능력에 따른 승진제도 실시 등 근로자 능력 개발을 위한 제도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1999년 도에는 안전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으로 선정돼 안전경영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윤혜성기자 yhs@kgib.co.kr

 

 

<인터뷰> 곽노용 노조위원장

“근로자들이 편안한 일자리에서 신나게 일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24년째 ASE Korea에 재직하고 있는 곽노용 노조위원장은 지난 1996년 제6대 노동조합 위원장에 선출된 후 사원들의 권익보호는 물론 노사화합을 위해 12년째 헌신하고 있다.

곽 위원장은 노사관계에 대한 폭넓은 지식은 물론,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5년 연속 50% 이상의 매출향상을 이루는 데 근로자 대표로서 모범을 보여 최근 노동부가 주관하는 2008 노사화합대상에서 노동부장관표창자로 확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노사상생을 위한 해답을 ‘직접대화’, ‘Open Door Policy(터놓고 이야기 하기)’에서 찾는다는 곽 위원장은 “어떠한 노사분규도 없이 대화로 해결해 가는 게 노사관계를 협력적인 관계로 유지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인간존중의 경영을 토대로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경영이야말로 회사를 바로 세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물적, 질적으로 안정되고 건강한 근로환경 조성,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 제공, 기업성장 및 경쟁력 강화, 이익의 창출과 공평한 분배, 지속적 제도 개선과 확충 등의 신노사문화의 비전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ASE Korea는 노사가 화합해 선진 경영시스템과 건전한 기업풍토를 바탕으로 사람과 기술, 그리고 경영의 조화가 이루어진 최고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 2004년 초에 앰코를 앞질러 세계 1위 기업으로 선정됐듯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국내외적으로 반도체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혜성기자 yh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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