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누노 베텐커트의 화려한 기타 연주 솜씨가 2시간 동안 관객을 압도했다. 강렬한 헤비메탈부터 펑크, 발라드, 1970년대 록 등 여러 장르를 자유롭게 오가며 공연장을 들끓게 했다.
해체 후 12년 만에 재결합한 4인조 헤비메탈 그룹 익스트림(Extreme)이 13일 오후 서울 광장동 멜론악스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멋지게 펼쳤다.
발라드 '모어 댄 워즈'(More Than Words)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사실 익스트림은 다양한 장르의 특성을 헤비메탈로 재해석한 그룹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베텐거트는 전 세계 기타리스트 지망생에게는 우상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신기의 연주력을 갖춘 뮤지션이다.
공연은 이들의 최고 히트 음반으로 꼽히는 '포르노그래피티'(Pornograffitti)에 첫 트랙으로 수록된 '데커던스 댄스'(Decadence Dance)로 포문을 열었다. 박력있는 리듬이 인상적인 이 곡이 연주되는 동안 보컬 게리 셰론은 무대를 뛰어다니며 에너지를 발산했다.
베텐거트는 이어진 '컴퍼터블리 덤'(Comfortably Dumb)부터 화려한 기타 솔로 솜씨를 뽐내기 시작했다. 기타 줄 위에서 빠른 손놀림이 펼쳐질 때마다 관객은 환호로 응답했고 그는 공연 중반 어쿠스틱 연주로 한 곡을 모두 소화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신작 수록곡인 '스타'(Star)와 '레스트 인 피스'(Rest In Peace) 등에서는 보컬의 목소리와 베텐커트, 팻 배저(베이스) 등의 음색이 어우려져 절묘한 화음을 연출했다. 익스트림은 강렬한 연주 사이에 펼쳐진 이런 보컬 화음으로 부드러운 면을 동시에 선보인 셈이다.
공연 중반 상의를 벗은 베텐커트가 셰론과 둘이서 빚어낸 '모어 댄 워즈' 무대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다음 곡이 어떤 곡인지 확신하냐"고 베텐커트는 관객에게 물었고 "예"라는 답이 돌아오자 그는 레드 제플린의 '스테어웨이 투 헤븐'(Stairway To Heaven)의 전주를 잠시 연주해 관객을 놀리는 재치를 보이기도 했다.
정식으로 '모어 댄 워즈'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은 모두 합창을 했다. 베텐커트와 셰론은 기타 연주와 노래를 부르기를 멈춘 후 잠시 관객의 합창을 들으며 "아름답다"는 말을 연발하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베텐커트는 역시 신곡으로 부드러운 멜로디의 '고스트'(Ghost) 때는 기타를 놓은 후 건반 연주력을 과시했다. 이어 "익스트림의 공연 가운데 오늘 공연이 최고"라는 소감을 전했다.
공연은 '포르노그래피티'에 수록된 또 다른 히트곡 '겟 더 펑크 아웃'(Get The Funk Out)으로 막을 내렸다. 관객은 '모어 댄 워즈'에 이어 이 곡에서도 또 한 번 합창을 펼쳤다.
셰론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관객"이라며 "곧 돌아올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앙코르 무대 때는 히트곡 '홀 하티드'(Hole Hearted)' 등 두 곡을 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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