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조엘, 무결점 공연으로 '팝의 전설'증명>

15일 오후 첫 내한공연

(서울=연합뉴스) 무대 양쪽의 대형 화면에 '피아노 맨'(Piano Man)이라는 제목이 뜬 후 노래 가사가 자막으로 흘렀다. 두 시간 가까이 열정적인 공연을 펼친 빌리 조엘(Billy Joelㆍ59)이 하모니카에 이어 피아노를 연주하자 일어선 1만2천 관객이 일제히 노래를 따라 부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조엘은 15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 첫 내한공연에서 '팝의 전설'이라는 별칭에 걸맞은 훌륭한 무대를 꾸몄다.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와 흥겨운 로큰롤, 매력적인 보컬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무결점의 공연'이었다.

이날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한 것은 무엇보다 끝없이 이어지는 히트곡 행진이었다. 1970년대 초에 데뷔 후 30년 넘게 팝계 정상에 머무르고 있는 조엘은 국내 팬의 귀에 익숙한 곡을 계속해서 들려줬다. 거의 모든 곡의 전주가 흘러나올 때마다 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피아노 앞에 앉은 그에게 조명이 비친 후 격렬한 피아노 연주가 흘렀다. 공연의 막을 올린 '앵그리 영 맨'(Angry Young Man)이었다. 곧바로 대형 히트곡 '마이 라이프'(My Life)가 이어졌다. 20대부터 50대 이상 폭넓은 연령층의 관객은 박수와 환호로 '팝의 전설'을 반겼다.

이어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코리아"라고 한국말로 인사한 그는 "1978년 곡으로 음반 '52nd 스트리트'(52nd Street)에 수록된 곡을 부르겠다"고 소개한 후 그의 최대 히트곡 중의 하나인 '어니스티'(Honesty)를 열창했다.

환갑을 앞둔 나이지만 조엘의 목소리는 여전히 달콤했고 매력적이었다. 고음도 무리없이 잘 소화했고 공연 후반부에서도 목소리의 힘이 떨어지거나 잠기는 듯한 느낌은 없었다.

'뉴욕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New York State Of Mind)에서는 색소폰과 피아노가 어울린 격조 높은 무대를 꾸몄다. '스트레인저'(Stranger)'는 서정적인 휘파람으로 시작된 후 흥겨운 리듬이 이어진 곡이었다.

이날 그의 공연이 특히 신났던 것은 그의 음악이 부드러운 발라드보다는 리듬이 강한 로큰롤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역동적인 피아노 연주를 이끌었고, 드럼과 기타의 강한 비트가 뒤를 받치며 멋지게 조화를 이뤘다.

'무빙 아웃'(Moving Out) 때는 흥을 이기지 못한 일부 관객이 좌석을 박차고 무대 앞으로 몰려가 춤을 췄다. '리버 오브 드림스'(River Of Dreams) 때는 노래를 부르던 조엘이 갑자기 연주를 멈춘 후 관객에게 일어서서 함께 즐기자고 권하기도 했다. '잇츠 스틸 로큰롤 투 미'(It's Still Rock'n Roll To Me) 때는 피아노 대신 마이크를 잡고 마이크 지지대를 빙빙 돌리며 흥을 돋웠다.

히트곡 퍼레이드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저스트 더 웨이 유 아'(Just The Way You Are), '위 디든트 스타트 더 파이어'(We Didn't Start The Fire)', '쉬스 올웨이스 어 우먼'(She's Always A Woman) 등 국내 팬에게 잘 알려진 곡은 계속됐다.

공연에서는 특히 무대 연출이 눈길을 끌었다. 조엘이 직접 참여한 무대 연출에는 30t의 무대 장비가 투입됐고 브리트니 스피어스, 이글스, 엘튼 존 등의 무대와 조명을 디자인한 스티븐 코헨 제작총괄감독도 무대 제작에 참여했다. 천장부터 무대 중간 부분까지 계단식으로 설치된 조명 장치는 멜로디에 맞춰 형형색색으로 바뀌며 분위기를 띄웠다.

'신스 프롬 언 이탈리안 레스토랑'(Scenes From An Italian Restaurant)으로 본 공연을 마무리한 그는 무대 앞으로 다가가 관객의 손을 일일이 잡아 준 후 무대 뒤로 물러갔다.

열띤 앙코르 요청을 받고 다시 등장한 후 '온리 더 굿 다이 영'(Only The Good Die Young)을 부른 그는 최고 히트곡 '피아노 맨'으로 공연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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