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열정과 관록의 대결 '추적'

(서울=연합뉴스) 무명배우 마일로 틴들(주드 로)은 유명 추리소설가 앤드루 와이크(마이클 케인)를 찾아가 앤드루의 부인과 사랑하는 사이니 이혼해달라고 요구한다.

앤드루는 집안 금고에 있는 거액의 보석을 훔쳐 가는 게임을 제안하고 틴들은 그 제의를 받아들였다가 앤드루가 파놓은 함정에 빠진다. 틴들은 복수를 위해 또 다른 게임을 계획한다.

1920년 연극으로 먼저 탄생한 '추적(Sleuth)'은 1972년 영화 '발자국'으로 리메이크됐고 올해 영화 '추적'으로 다시 돌아왔다.

연극 극단 출신으로 특히 셰익스피어 작품에 재능을 보였던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200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해럴드 핀터가 각색을 맡았다.

상당수 서구 평론가들이 원작과 첫 영화에서 보였던 유쾌한 풍자가 사라졌다는 점에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으나 2008년판 '추적'에는 나름대로 쌉쌀한 맛이 있다.

특히 원작부터 각색자, 연출자까지 모두 연극에 뿌리를 둬 2008년판 '추적'에서도 연극적인 색깔이 짙게 드러난다.

영화에는 다른 배우들이 등장하지 않고 주드 로와 마이클 케인의 '투맨쇼'로만 채워진다. 당연히 눈여겨보게 되는 부분은 젊은 스타 주드 로의 열정적인 연기와 관록이 쌓인 배우 마이클 케인의 노련미 넘치는 연기가 부딪치는 장면들이다.

물론 케인의 깊이 있는 연기에서는 한눈에도 카리스마가 보이지만 백치미와 비열함이 교차하는 두 가지 캐릭터를 소화하는 주드 로의 매력도 만만치 않다.

두 배우에게는 흥미로운 인연도 얽혀 있다. 주드 로가 연기한 젊은 틴들 역을 1972년판 '발자국'에서 맡았던 배우가 바로 케인이었다. 또 케인은 1966년 '알피'에서 알피 역을 맡아 인지도를 높였는데 이 영화의 2004년 리메이크 버전 '나를 책임져, 알피'에서 알피 역을 주드 로가 연기했다.

밀폐된 공간을 활용한 것도 연극적인 요소다. 여기에 현대적인 최신 기기로 가득한 대저택 세트는 차갑고 섬뜩한 분위기를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야기가 저택 안에서만 전개되면서 배우들의 동선이 짧지만 세트 덕에 역동성을 얻었다.

2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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