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요절한 뮤지션의 열정과 방황 '컨트롤'

(서울=연합뉴스) '컨트롤'은 1970~1980년대 활약한 영국 밴드 조이 디비전의 보컬 이언 커티스가 19세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23세로 요절할 때까지 짧은 시간을 다룬 전기 영화다.

이언 커티스는 어린 나이에 룸메이트의 여자친구인 데보라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직업상담소 직원으로 일하면서 틈틈이 밴드 활동을 한다. 바르샤바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밴드는 조이 디비전으로 개명한다. 반복되는 가사를 웅얼거리다가 신들린 듯 내지르는 조이 디비전의 독특한 펑크록은 점점 인기를 얻는다.

딸이 태어나지만 순회공연으로 커티스는 집에 들어가는 시간이 줄어들고 공연장에서 만난 아닉과 새로운 사랑에 빠진다. 게다가 커티스에게 평생 따라붙게 되는 간질이 발병하는데 밴드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진다. 두 여자 사이에서의 갈등, 주위 기대에 대한 부담감, 간질로 커티스는 점점 자제력을 잃어 간다.

안톤 코르빈 감독은 20대 초반 위로 치솟았다가 금세 져버린 젊은 뮤지션의 짧은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의 영상 속에 담았다. 사진작가를 거쳐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활동했던 코르빈 감독은 이번 장편 데뷔작에서도 구구한 설명 대신 배우들의 얼굴에 흐르는 빛과 그늘로 희망과 절망, 고통과 행복을 강렬하게 표현했다.

뮤지션의 전기영화답게 음악은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점차 절망에 물들어가는 커티스의 심경이 고스란히 노래 가사에 반영돼 '쉬즈 로스트 컨트롤(She's Lost Control)', '러브 윌 테어 어스 어파트(Love Will Tear Us Apart)' 등의 곡조로 흘러나오는 장면들이 인상적이다.

조이 디비전의 노래 외에도 데이비드 보위, 섹스 피스톨즈, 벨벳 언더그라운드 등의 추억의 명곡들을 듣는 즐거움도 있다.

'컨트롤'은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과 스톡홀름 국제영화제 등에서 작품상을 받았으며 '컨트롤' 이전에 연기 경력이 거의 없었던 신인 배우 샘 라일리는 시카고 국제영화제 실버휴고 남우주연상, 에든버러 국제영화제 영국배우상 등을 받았다.

3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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