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합창한 '세상의 빛이 되는 노래'>

장애인예술단 배은주 대표 "희망을 노래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요즘 세상살이가 힘들어서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우리도 한때 그랬지만 희망을 노래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지체장애 1급인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 배은주(41) 대표의 목소리는 또랑또랑하고 맑았다.

"두 살 이후부터 몸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고 다녀요. 하지만 예쁜 두 딸이 있죠. 호호."

그는 KBS 장애인 가요제 1회 입상자 출신. 이 대회 출신 장애인들로 구성된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을 만들고, 이 단체가 기획하고 장애인들이 노래한 옴니버스 디지털 음반 '세상의 빛이 되는 노래'를 최근 발표했다. 제작비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금을 받았다.

그는 "우리 팀 이름은 '빛 된 소리'"라며 "지체장애, 안면장애, 왜소증 등으로 몸이 불편하고 전문적인 음악 공부를 하지는 못했지만 노래를 즐겁게 부를 줄 아는 혼성으로 구성됐다"고 자랑했다.

작곡가 정구상 씨가 프로듀싱 한 음반에는 7명의 보컬이 참여해 솔로와 합창곡 등 5곡이 수록됐다. 정씨가 작곡한 5곡에 배씨가 전곡을 작사했다.

배씨는 타이틀 곡인 팝발라드 '네 바퀴의 꿈'을 솔로로 불렀으며 딸 예슬(5)이와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듀엣했다. 안면장애가 있는 심보준 씨는 '길', 지체장애 방송인 이윤경 씨는 '라이프 이즈(Life is)'를 노래했다.

CCM 음반에 참여하는 등 음악을 생활처럼 여겼던 배씨는 장애인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제한적이어서 아쉬웠다고 한다. 또 남의 노래만 부르다보니 '우리들'의 노래를 갖고 싶은 욕심이 생겨 음반을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진짜 용기를 내게 된 건 우리처럼 어려움을 이겨낸 사람들이 노래하면 힘든 이들에게 좀 더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죠. 저 역시 노래를 통해 힘을 얻었고 희망을 품게 됐으니까요. 노래하는 우리는 모두 장애인이지만 사람들에게 빛을 줄 수 있습니다"

음반을 제작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주위 사람들에게 업혀 지하 녹음실을 오르내렸고, 연습실이 없어 이곳저곳을 떠돌며 연습했다. 그럼에도 결과물을 선보일 공연 준비에 요즘은 마음이 한창 들떠있다.

'빛 된 소리'는 음반 발매 기념으로 24일 오후 7시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프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콘서트를 펼친다. 이날 공연에는 아카펠라 그룹, 색소폰 앙상블 등이 참여한다.

한국장애인예술단은 향후 장애인 예술가를 발굴, 육성하고 장애인들이 음악적 기량을 발휘할 음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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