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요즘 신선한 한국 영화 나오지 않는다"

스크린 쿼터 축소.제작비 상승.과다 제작 등 지적

(뉴욕=연합뉴스) 영화배우 안성기 씨는 과거 어느 때보다 한국 영화의 수준이 높아지고 활성화됐으나 최근에는 신선한 영화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스크린 쿼터 축소와 제작비 상승, 과다 제작 등을 그 배경으로 지적했다.

안 씨는 27일(현지시간)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미국 뉴욕에서 주최하는 2008년 뉴욕한국영화제의 '안성기 회고전'과 관련한 초청 간담회에서 한국 영화의 최근 상황을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2년 전부터 한국 영화의 상황이 안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스크린쿼터 축소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동안 영화를 열심히 만들었는데 일단 한숨 돌리는 것 같다"며 "2년 전까지는 보다 새로운 영화가 끊임없이 나왔는데 이후에는 충격적이고 신선한 영화들이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류 등으로 시장이 커진 것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까 제작비가 너무 많이 상승했다"며 한국 영화 제작비가 많이 늘어나고 제작 편수가 적정 수준을 넘어서는 것 등도 영화산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우리나라 시장 규모로 보면 1년에 70편 내외가 적정한 것 같은데 작년에 110편 정도가 나왔다"며 "몇 작품만 잘되고 중간층은 없이 나머지는 다 안되는 쪽으로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요즘 한국 영화 수준이 상당히 좋아져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영화가 많이 제작되고 있다"며 "아직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잠재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가 경제적으로 세계에서 지금처럼 두각을 나타내고 잘 살았던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이 한국 영화가 지금처럼 활성화된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접촉해 온다면 진출할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일반적인 역할로 미국의 메인스트림에 들어가기는 어렵다"며 "지금으로서는 미국은 좀 멀고 중국 등 아시아권 합작영화에는 열심히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동양의 남자 배우는 여자 배우에 비해 매우 불리하다며 "동양 여자는 세계 어느 나라 사람도 매력적으로, 신비하게 생각하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서양의 어떤 배우와 비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이날 점심 때 식사를 함께 했던 한 미국인이 "다양한 역할을 많이 했다는 점에서 톰 행크스와 비슷하다"고 얘기했다는 것을 전하는 것으로 우회적으로 답을 했다.

이와 함께 일본에서 한국 영화가 인기를 얻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일본은 빈틈 없는 선으로 이뤄졌다면 우리 한국은 가옥을 예로 들어 기둥은 구불구불하고 문짝도 잘 맞지 않고 그런 것처럼, 꽉 짜여져 있는 생활이나 감정 보다는 뭔가 모자라고 여유가 있는데 그런 것을 (일본에서) 좋아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풀이했다.

한편 주요 한국 영화를 미국에 소개하는 뉴욕한국영화제는 지난 22일 개막돼 31일까지 열리며 25∼26일에는 안성기의 출연작을 모은 '안성기 회고전'도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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