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전과 풍물놀이, 탈춤, 새끼꼬기 등 이색 프로그램 눈길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국내 최초의 연극테마 농촌마을인 화성시 우정읍 이화리 716의5 민들레연극마을이 그렇다. 멀리 지평선이 뭉게구름과 만나는 끄트머리로 서해가 내려다 보이는 자그마한 언덕에 나무로 만든 앙증맞은 건물과 그 중간에 50여명 남짓 앉을 수 있는 객석이 있다. 마당 한복판에는 윤기가 흐르는 파란 잔디가 깔려 있다.
주말마다 이곳에선 작은 잔치가 열린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는 흥부전과 풍물놀이, 탈춤 등이 올려진다. 도회지에서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은 틈틈히 쑥 등 산나물로 만든 비빔밥을 먹을 수도 있다.
요즘처럼 햇볕이 따가운 여름에는 알록달록한 색깔로 전통 탈을 만드는 이벤트도 경험할 수 있다. 비록 울창한 나무그늘은 없지만, 24절기 가운데 하나인 백중에만 치러지는 체험도 눈길을 끈다.
오곡백과가 익는 가을에 이 마을을 찾으면 쪽빛 하늘 아래에서 누구나 배역을 맡아 한편의 연극에 참여할 수 있다.
겨울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마을회관에 앉아 새끼도 꼬고 답답하면 인근 논에 나가 썰매도 탈 수 있다. 쥐불놀이도 별미다.
인근에 칠장사와 남양 성모성지, 공룡알 화석지, 제부도 등이 위치해 둘러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중부고속도로 일죽IC를 빠져 나와 안성방면으로 8번 국도를 타고 오다 죽산면을 거쳐 187번 국도를 타고 칠장사 방향으로 오면 만날 수 있다.
문의(031)358-7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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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갓집에서 연극체험을 하는 느낌을 선사드리겠습니다”
송인현 민들레연극마을 대표(50)는 “농촌마을이라고 꼭 농사체험만 가능 한 건 아니다”라며 “우리 마을에 오시면 다양한 동·서양의 연극장르를 보고 느끼고 참여할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예술적 상상력을 키우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외갓집에 가도 농사체험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삭막해지고 있다”며 “단순한 농사체험은 물론 흥부전이나 풍물놀이, 탈춤 등을 도회지 어린이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들레연극마을의 어른은 그의 부친인 송기천 촌장(73)이지만, 프로그램은 청년들이 주축으로 진행하고 있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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