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영화 98년 통계작성 이후 처음 앞서
(연합뉴스) 올 상반기 할리우드 직배사 배급작의 관객 동원력이 줄어든 반면 국내 영화사가 수입ㆍ배급한 할리우드 영화를 본 관객은 크게 늘어나 전세가 역전됐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발표한 '2008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수입영화를 본 서울 관객은 지난해 상반기의 331만9천명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한 747만7천명이었지만 직배영화 관객은 818만명에서 528만명으로 감소했다.
관객 점유율도 직배영화는 13.1%포인트 떨어진 23.3%였고 수입영화는 18.1%포인트 늘어난 32.9%였다. 편수 자체도 직배영화는 4편 줄어들어 33편, 수입영화는 23편 증가해 56편이 상영됐다.
영진위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8년 이후 직배영화가 수입영화보다 점유율이 낮았던 적은 없었다.
보고서는 "올 상반기에 이르러 미국영화 주도권을 직배영화가 아닌 수입영화가 쥐게 됐다"며 "이는 한국영화의 부진이 미국영화의 약진으로 이어지면서 특히 미국 수입영화의 약진에 반영된 것으로 짐작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끈 것은 국내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다. 올 상반기 흥행 외화 3위권의 '아이언맨',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쿵푸 팬더'는 모두 미국 파라마운트 작품으로 CJ엔터테인먼트가 국내에 배급했다.
서울 극장 관객수는 지난해보다 소폭 많아졌다. 작년보다 0.9% 많은 2천270만명이 극장을 찾았으며 매출액은 8.1% 증가한 1천614억7천만원이었다.
관객수보다 매출액 증가 폭이 큰 것은 신용카드 할인이나 극장 자체 멤버십 할인, 지역 극장들의 이벤트 할인 등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풀이했다.
한편 지난해 극심한 침체였던 한국영화의 수출 실적도 늘어났다. 수출액은 미니멈 개런티 계약금액 기준 1천26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으며 북미 지역에서는 1천740%나 급증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교포 홈비디오 판권의 증가와 함께 '추격자', '세븐 데이즈' 등의 리메이크 판권 판매로 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침체기이기는 하지만 영화시장이 자정작용을 하고 있다는 징후들이 곳곳에 나타났다"며 "극장 상영 수익의 하락, 흥행영화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다소 완화됐고 한국영화 수출도 증가해 악화일로만을 걸은 것은 아니었다"고 평했다.
영진위는 올해부터 전국 단위로 통계 범위를 확대했으나 작년과의 비교는 모두 서울을 기준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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