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대중 곁으로 날아든 국악 선녀들

“경쾌한 국악악기 해금과 애절함이 가득한 서양악기 전자바이올린의 환상적인 하모니가 압권이었다.”

10일 오전 11시 오산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퓨전국악그룹 ‘헤이야’의 공연은 4인조 여성들의 상큼 발랄한 율동과 경쾌한 리듬이 조화를 이뤄 관객들로부터 탄성과 함께 박수갈채를 받았다.

객석이 절반도 채워지지 않아 연주자들을 다소 힘빠지게 할 것이라는 노파심이 들었지만 무대에 들어선 4인조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오히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첫 번째 곡으로 영화 미션임파서블의 주제곡을 연주했다.

퓨전이라는 생소함에 흥을 느낀 탓인지, 객석을 절반도 채우지 못한 미안한 마음이 걸렸는지 첫 곡이 끝남과 동시에 보낸 관객들의 박수소리는 만석일 때 만큼이나 장내를 크게 울려 환상적인 연주에 화답했다.

또 곡 소개를 하면서 제목을 까먹어 ‘잠시 컨닝 좀 하겠다’고 당당히 밝히는 연주자나 이를 애교로 받아들이며 웃음으로 환대하는 관객들의 모습속에 소극장만이 갖는 쌍방간의 교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특히 샐린 디온의 팝송과 만화 주제가 ‘개구리 왕눈이’의 해금독주는 구수하면서도 경쾌한, 그리고 애절함 속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호소력으로 다가와 관객들을 무대속으로 빨아들였다.

이밖에 영화 타이타닉의 OST는 대금의 청아한 소리로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고, 도라지타령, 통일아리랑 등은 국악기의 아름다운 선율과 전자바이올린의 부드러움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가요 빈대떡 신사는 톡톡튀는 음색과 퍼포먼스 성격의 율동, 베토벤 운명 교향곡 제 5번은 클래식 선율에 강한 비트가 느껴지는 등 국악악기가 갖는 5음계라는 한계를 전자바이올린이 채우면서 환상의 하모니가 눈과 귀를 기쁘게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배경음악 소리가 너무 크고 대장금의 오나라 연주 직전의 음악은 스피커가 찢어지는 소리가 날 정도로 날카로워 듣기 거북했고, 각 악기 소리마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무대 위 스피커와 연결된 전깃줄도 타 공연장과 달리 너저분하게 널브러져 연주자들의 동선을 방해하고 화재사고의 위험마저 노출시키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임명수기자 msl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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