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집 내고 입대 준비하는 이기찬>

타이틀곡 '행복해야해'로 활동 시작

(연합뉴스) "10집까지 내고 군 입대하는 가수가 몇이나 되겠냐"는 말에 이기찬(29)은 한바탕 웃음부터 터뜨린다.

입대 영장은 안 나왔지만 가을쯤 입대 예정인 그가 10집 '싱잉 올 마이 송 포 유(Singing All My Song For You)'를 10일 발표한다.

1996년 당시로는 드물게 고교생으로 데뷔해 올해로 가수 경력이 12년. 그 사이 'R&B의 어린왕자', '발라드의 귀공자'라는 말을 들었으며 최근에는 '명품 발라더'라는 신조어를 달고 다닌다.

데뷔 당시 양파ㆍ이지훈ㆍ김수근과 함께 '고교생 하이틴 4인방'으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1집 성공 이후 4집까지 완만한 내리막길을 걷다가 5집 '또 한번 사랑은 가고', 6집 '감기'로 수직 상승했다. 이후 다시 수평선을 걸었고 9집 '미인'으로 차트 1위에 우뚝 섰다. 의외로 기복이 심한 편이지만 9집까지 누적 판매량은 102만장에 달한다.

"TV에서 보는 연예인들과 어느 순간 무대에서 함께 노래하고 술을 같이 먹고 있더군요. 신기한 일이었어요. 3-4년이 흐르니 가수란 꿈이 현실 속 직업이 되어 있었죠. 갈등도 많이 겪었어요."

1990년대 후반에 데뷔한 동갑내기 가수로는 강타, 신혜성, 이효리, 이수영 등이 있다.

그는 "감사하게도 모두 잘 돼서 모이면 무서울 것이 없던 적도 있다"며 "2000년대 초반에는 아이돌 스타도 적었고 연륜이 있는 선배들도 있었다. 지금은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경력에 대한 책임감이 느껴질 정도로 가수들이 어려졌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10집은 그에게 묵직한 무게로 다가온다.

"우리 나이로 서른살, 군입대 전 마지막 음반, 그리고 10집이잖아요. 아무래도 녹음 때 남다른 감정을 가질 수 밖에 없었죠. 손수 프로듀서로 나섰고 5곡을 작곡해 담았습니다."

이기찬은 '쌩큐(Thank U)', '1분만 안아줄래', '좋은 사람 증후군' 등의 자작곡을 수록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신사동 작업실을 마련해 30여 곡을 썼다. 지난해 크게 히트한 '미인'도 있기에 예전 같으면 수록했을 법한 곡도 이번에는 다시 한번 생각하며 추리고 또 추렸다고 한다. 그는 대중이 자신에게 원하는 것은 슬픈 목소리가 주는 위로라는 나름의 의견도 내놓았다.

타이틀곡 '행복해야해'는 작곡가 방시혁의 리듬감 있는 발라드에 이기찬 특유의 슬픈 음색이 얹혔다.

이 밖에도 박정아가 피처링한 스윙 풍의 '사랑하기 좋은 사람', 화요비가 피처링한 보사노바 스타일의 '1분만 안아줄래', 힙합듀오 마이티 마우스가 피처링한 힙합 풍의 '메멘토' 등도 담았다. 입대 전 팬들에게 잠시 안녕을 고하는 노래 '생큐', 3년 전 이기찬이 듣고 좋아한 일본가수 안젤라 아키의 곡을 리메이크한 '뮤직(Music)'도 귀에 들어온다. 여러 장르에 담긴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편곡에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이기찬은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후, 향후 동료 가수에게도 선물하기 위해 많은 곡을 쓰고 싶다고 했다. 윤상, 김동률, 유희열과 같은 길을 걷기 위해 입지를 다지고 싶다는 말도 곁들였다.

"2년간 음악과 방송 활동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지금도 중요하지만 군대 다녀온 후에는 더 중요하죠. 그때도 '미인', '또 한번 사랑은 가고'와 똑같은 노래를 부를 수는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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