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같은 미술 ‘탄성’ 무대를 화폭삼아 그림그리는 과정 공연으로

내달 11일부터 대학로 질러홀서 ‘드로잉쇼’ 다양한 미술기법 관객들과 재미·감동 공유

그림 그리는 과정이 공연이 된다? “미술이 공연이란 장르와 만나면 저렇게 멋진 쇼가 될 수 있구나.”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하얀 캔버스에 붓을 대는 순간 다양한 소재와 기법, 그리고 특수효과까지 관객들은 하나의 작품이 완성돼 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놀라운 경험을 하게된다.

단지 쓱싹쓱싹 손으로 문질렀을 뿐인데, 물감이 도화지에 뿌려지고 엉망진창으로 문질러지지만 곧 ‘LOVE’라는 글자가 나타나고, 순식간에 꽃이 변하기도 하고 평평한 면은 울룩불룩 입체적인 형상으로 변한다.

다음달 11일부터 대학로 질러홀에서 개막하는 ‘드로잉쇼’(예술감독 김진규·연출 이산).

세 명의 배우가 무대 위에서 90분동안 하얀 캔버스 위에 다양한 소재와 기법, 특수효과를 사용해 작품을 하나하나 완성시키는 과정을 넌버럴 퍼포먼스로 보여주며 그림을 그려가는 과정 속에 숨겨져 있는 재미와 감동을 관객들과 공유한다.

그동안 우리가 접했던 미술관련 행사는 체험전이나 샌드 드로잉(Sand Drawing) 같은 10~20분 정도의 이벤트성 퍼포먼스에 그쳤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이 ‘드로잉쇼’는 공연이 진행되는 전체가 그림을 그리는 공연이다. 90분간 무대 중앙뿐만 아니라 무대 전체를 화폭 삼아 10여개의 미술작품들이 매회, 매 장면마다 탄생하며, 그날의 극장 분위기에 따라 작품의 결과도 달라진다.

공연에서는 선으로 이미지를 그려가는 드로잉 기법과 조소, 프로타쥬, 마블링 등은 물론 조명과 빛을 이용한 기법 등 다양한 미술기법이 등장한다.

단조로운 수묵화가 순식간에 화려한 숲으로 변신하고 그림 속 절벽에서는 시원한 폭포수가 떨어진다. 또 지난 2월 화재로 소실된 국보1호 숭례문, 안타까운 마음으로 불타는 숭례문을 지켜봐야 했던 국민들의 심정을 고스란히 캔버스에 담아 옛 모습을 재현한다. 여기에 높이 2m의 화폭에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의 모습을 담은 자크루이 다비드의 대작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이 8분만에 그려진다. 이외에도 90분간 내내 플라워드로잉, 빛드로잉, 야광드로잉 등을 통해 놀라운 명작들의 탄생 순간이 펼쳐진다.

김진규 예술감독은 “그림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공연을 만들자는 목표 하나로 출발했다”며 “90분간 무대 전체를 화폭 삼아 그날 공연장 분위기에 맞춰 탄생하는 10여개 작품들은 직접 개발한 신기한 기법들을 사용해 마치 마술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드로잉쇼’는 매주 1회 공연 후 제작한 작품들을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불우 어린이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평일 오후 8시, 주말·공휴일 오후 3·7시. 월요일 공연 쉼. 3만~2만원. (02)766-7848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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