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실험영화 대부 데릭 저먼 만난다>

27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서 특별전

(연합뉴스) 영화 감독이자 설치미술가, 화가, 인권운동가, 정원사로 활약했던 영국 데릭 저먼(1942∼1994)의 대표적인 연출작을 선보이는 '데릭 저먼 특별전'이 서울 종로구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27일부터 내달 10일까지 열린다.

저먼 감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기성 제도와 보수주의를 비판하는 내용과 실험적인 형식이 돋보이는 영화를 만들었으며 16세기 문학을 각색하거나 역사 속 동성애자의 삶을 재조명하는 등 다양한 작품도 내놨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국가와 제도에 대한 저항과 삶과 예술의 합치를 위해 평생 힘썼던 저먼 감독의 특색을 잘 보여주는 장편 영화 11편이 상영된다.

상영작 가운데 '세바스찬'(1976년)은 로마제국 시대 순교자 세바스찬을 게이 아이콘으로 해석한 저먼 감독의 첫 장편이며 '카라바조'(1986년)는 16세기 천재 화가 카라바조의 삶을 실험적인 형식과 강렬한 명암 대비 속에 보여준 영화다.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저먼 특유의 스타일로 각색한 '템페스트'(1979년)와 그가 가꿨던 정원을 배경으로 삼은 현대판 예수 수난극 '가든'(1990년), 그가 에이즈로 사망하기 전 틸다 스윈턴 등 절친했던 친구들의 목소리를 빌려 삶과 죽음, 사랑과 예술에 대해 얘기한 유작 '블루'(1993년)도 상영된다.

특별전 기간에는 팝아트부터 한국화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한국의 젊은 작가 14명이 저먼 감독의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을 선보이는 '데릭 저먼의 정원' 전시회가 서울아트시네마 로비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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