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英 타이거영화제 초청받은 임상수 감독

(연합뉴스) 임상수(46) 감독의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이 무삭제본으로 영국에서 선보인다.

영국에서 29일 개막해 6월24일까지 한 달 남짓 열리는 제3회 타이거영화제에 초청을 받아 런던에 온 임 감독은 "유신 반대 시위와 박정희 전(前) 대통령의 장례식 장면을 담은 4분 분량의 다큐멘터리가 포함된 무삭제본 영화가 상영되고 DVD로 출시된다"며 "무삭제본 상영은 올 초 일본에 이어 영국이 두 번째"라고 밝혔다.

영어권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영어자막 DVD가 출시됨으로써 '그때 그 사람들' DVD는 전 세계 시장에 판매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타이거영화제는 '그때 그 사람들' DVD를 출시할 '서드 윈도 필름스(Third Window Film)'가 후원해 일본, 중국, 한국, 대만 등 아시아의 화제작들을 선보이는 영화제다.

이 영화제에는 임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과 함께 심형래 감독의 '디워', 이형곤 감독의 '구미호 가족' 등 한국영화 3편이 초청받았다.

"요즘 한국 영화가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고 포화상태에 이른 한국 영화 시장의 활로를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는 임 감독은 한국-프랑스 합작 영화 '파리의 어떤 한 여자'를 만들기 위해 작년 10월부터 파리에 머물고 있다.

임 감독은 "새 영화는 여러 색깔의 남성들과 사랑을 나누며 파리에서 혼자 사는 아시아 여성에 대한 에로틱 코미디물"이라며 "'9.11 테러'와 런던 '7.7 테러' 이후 전 세계적 화두가 된 인종, 이민 문제를 백인의 시각이 아닌 유색인종의 시각에서 조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 주인공은 프랑스어를 잘 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 여배우뿐만 아니라 중국 여배우까지 확대해서 캐스팅할 계획이며 제작진은 임 감독과 촬영감독, 편집기사를 제외하면 전원 외국인이다.

임 감독은 프랑스 영화계에서는 상당히 지명도가 있는 한국 감독이다.

'그때 그 사람들', '바람난 가족' 등 임 감독 영화 4편이 프랑스에서 개봉돼 좋은 반응을 얻었고 '그때 그 사람들'은 2005년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을 받았다.

"프랑스가 다른 나라 문화에 개방적인 데다 내 영화가 프랑스 사람의 정서와 맞는 것 같다"는 임 감독은 "프랑스에서 영화를 제작한다는 게 언어적, 문화적 위험 부담을 안고 있지만 재미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1일 파리로 돌아가는 임 감독은 올 가을까지 시나리오를 완성한 뒤 내년 봄쯤 영화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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