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 연작 무대 개화기 신여성 그려

극단 ‘城’ 25주년 기념 ‘낭만소녀 근대~’ 공연

우리 근대사회를 여성들의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극단 ‘성(城)’이 창단 25주년을 맞아 수원 북수동성당 내 뽈리화랑에서 ‘낭만소녀, 근대를 산책하다’라는 주제로, 여성연출가들의 시선으로 우리 근대사회를 조명하는 연작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매년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진 여성 연출가들이 모여 여성만이 직시할 수 있는 하나의 주제를 정해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과 독특한 시각으로 접근,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근대’라는 격동기를 중심으로 새로운 교육을 받은 신여성들이 그동안의 가부장적 사회에 맞서 서서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여성 문학이 왕성하게 발달된 시기여서 당시 여류작가들의 삶을 자세히 엿볼 수 있다.

또 연작 시리즈에선 당시 활동했던 채만식, 이상, 김우진 등의 근대 작가들과 지하련, 백신애 등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같은 여성작가들의 희곡과 시, 그리고 소설을 무대 위에서 만날 수 있다.

시리즈의 첫 작품은 김우진의 ‘두데기 시인의 봄이오면’(원작 두더기 시인의 환멸). 오승수가 연출해 다음달 10일부터 19일까지 무대에 올려진다.

이 작품은 결혼을 하고도 시대 유행처럼 신여성과 연애에 빠진 시인의 모습을 통해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이밖에 자유연애를 낭만주의, 즉 무슨 사조처럼 여기던 그 당시와 지극히 개인적인 심리를 그리고 있다.

또 다음달 20일부터 29일까지 열흘간 열리는 두번째 작품 백신애의 ‘적빈’은 극단 가연의 대표인 여성연출가 김국희가 연출, 연극적인 판타지를 보여준다.

극한의 빈궁을 묘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곤속에서도 잃지 않는 소박하고 끈질긴 생명력을 통해 삶의 진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 30분, 7시 30분, 월요일 공연 쉼. 일반인 1만원, 중·고생 8천원. 문의 극단 성(城) (031)245-4587./임명수기자 msl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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