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유년시절 다룬 영화 '나의 투쟁' 촬영 시작

(빈 로이터=연합뉴스) 나치 독일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의 유년시절을 다룬 영화 '나의 투쟁'이 2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촬영에 들어갔다.

헝가리 출신의 유대계 극작가 겸 연출가 조지 타보리의 동명의 연극에 기초한 이 영화는 스웨덴의 우르스 오데르마트가 메가폰을 잡아 내년 독일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다음달에는 독일로 옮겨 촬영을 계속한다.

제작자 측은 성명을 통해 이 영화가 오스트리아에서 보낸 히틀러의 유년기를 사실적으로 그리기 보다는 실재와 허구, 아이러니를 섞어 미래의 독재자가 될 히틀러의 심리 상태와 선-악의 투쟁을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대본에 따르면 독일 배우 톰 쉴링이 연기를 맡을 히틀러는 위대한 예술가가 되려는 꿈을 갖고 빈에 도착한다. 건축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간직한 히틀러는 그러나 돈이 부족해 빈에서 두 명의 유대인과 함께 방을 함께 사용한다.

나치의 이데올로기와 반 유대주의, 아리안족의 우수성 등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있는 히틀러의 저서 이름을 영화 제목으로 사용한 것은 신랄한 비판을 담기 위해서다.

실제로 영화에서 히틀러와 함께 방을 사용했던 유대인 헤르첼(괴츠 게으르게 분)은 책을 집필하며 결국 이 책에 '나의 투쟁'이란 이름을 붙인다.

나치 수용소에서 부친을 잃은 타보리의 동명의 연극은 1987년 빈에서 초연돼 관객들로 하여금 고통스러운 과거와 대면하도록 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히틀러를 다룬 코미디물은 드문 편인데 히틀러를 발기부전 환자로 묘사한 지난해 영화 '나의 지도자'는 개봉과 함께 논란을 불러 일으켰지만 평단에서 혹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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