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화배우 도전하는 격투기선수 최무배

"영화 배우로 나서 레슬링의 우수성 알릴 터"

(연합뉴스) 레슬링 국가대표 출신인 최무배(38)는 레슬링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인생을 건 남자다. 국내 첫 사설 레슬링도장인 최무배레슬링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레슬링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2003년 격투기계에 뛰어들었다.

2004년 프라이드FC의 신인 등용문인 무사도2에 출전해 이마무라 유스케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그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프라이드 본선 무대인 프라이드FC28에 진출하는 등 국내 대표적인 종합격투기 선수로 주목받는다. 지난달 '더 칸' 대회에서는 세계 팔씨름 챔피언이었던 게리 굿리지를 2라운드 TKO로 제압해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링 위에서 거친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 최무배가 연기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냈다. 이번에도 목적은 레슬링을 알리기 위해서다.

그가 데뷔작으로 고른 작품은 영화 '비밀의 샘을 찾아라'(감독 김윤성, 제작 채플린엔터테인먼트ㆍ컬트미디어)다. 물을 소재로 한 '환경 모험 영화'를 표방하고 있는 이 영화는 13일 크랭크인했고 최무배는 16일부터 촬영을 시작한다.

"레슬링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많이 딴 종목이지만 저변은 미약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작은 도장이 국내에서는 유일한 사설 레슬링도장일 정도지요. 사실 레슬링을 통해 이룬 성취감과 불굴의 정신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해 줬습니다. 이렇게 좋은 '상품'인 레슬링을 일반인에게 소개하고 싶었어요. 레슬링과 제 도장을 알리려고 격투기 무대에 섰고, 또 연기에도 도전하게 됐습니다."

그가 레슬링 홍보를 목적으로 연기를 선택한 것은 평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깊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부산체고) 시절 헤비메탈에 심취해 직접 기타를 연주하기도 했으며, 지금도 노브레인 멤버와는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가상의 인생을 설정해 그려나가는 영화나 소설 등을 무척 좋아했어요. 연기나 방송 활동에도 관심이 많았죠. 지난 해에도 한 영화에 출연하려다 무산된 적이 있지요."

환경을 주제로 한 이번 영화는 물을 오염시키려는 집단과 이를 막으려는 환경보호 결사대가 펼치는 모험담을 그릴 예정이다. 개그맨 이상훈이 전국의 물을 오염시키려는 수룡박사로 등장하고 최무배는 수룡박사의 오른팔 격인 왕주먹 역을 맡았다. 양미라, 차은재, 김경욱 등도 출연한다.

"단순히 제 덩치만 보여주고 끝나는 역이 아니에요. 제대로 된 연기로 극의 맛을 전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다만 감독께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바라고 있고, 제 경상도 사투리를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고 해서 부담은 적어요. 3개월 전부터 차은재 씨 등으로부터 연기 지도를 받고 있습니다."

부산 출신으로 191㎝의 키에 100㎏이 넘는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그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레슬링 국가대표로 각종 국제대회에서 여러 번 상을 받았다. 1997년 체육학 석사를 받는 등 학구열을 불태우던 그는 1998년 대형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탓에 체육계를 떠난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급선회하는 컨테이너 운반 차량과 부딪혔습니다. 전치 6개월의 진단을 받았지요. 부상이 완전히 낫지 않아 아직도 달리기는 제대로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레슬링을 위한 씨앗을 뿌릴 수 있다면 제 몸 상태와는 상관없이 격투기 대회에 꾸준히 출전할 겁니다. 굿리지를 이긴 후 여러 곳에서 경기 제의가 이어지고 있어요."

남대문 아동복 상가, 식당 등에서 일하며 생계를 꾸려가던 그는 2003년 종합격투기 팀인 '팀태클'을 결성한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훈련 장소 문제 등으로 해체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를 잘 견뎌냈고, 그해 국내 첫 레슬링도장을 개관했다. 그는 이 도장에서 레슬링은 물론 종합격투기도 가르치고 있다.

"저는 격투기 경기도 유쾌하게 즐기며 하고 있어요. 연기도 마찬가지로 재미있게 소화하고 싶어요. 레슬링 도장도 여러 개 더 만들어서 저변을 확대하고 싶습니다. 제가 뿌린 여러 씨앗이 싹을 틔우면 다른 분야에 또 도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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