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야스쿠니' 영화 상영중지 논란>

(도쿄=연합뉴스) 일본의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소재로 해 중국 영화감독 리잉(李纓)이 제작한 영화 '야스쿠니'를 상영하려던 일본내 5개 영화관들이 모두 상영중지를 결정했다고 교도(共同)통신 등 일본 언론이 1일 보도했다.

상영 계획을 취소한 곳은 도쿄의 영화관 4곳과 오사카(大阪)의 영화관 1곳이다.

이 영화는 이 영화는 군대용 칼인 '야스쿠니도(靖國刀)'를 만들어온 칼 공예 장인의 전쟁과 신사를 둘러싼 복잡한 생각을 축으로 전개된다.

영화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당시 군복 차림으로 도열해 참배하는 남성들의 모습, 또 성조기를 흔들며 고이즈미 전 총리를 환영하는 미국인의 모습에 대한 참배객들의 반응도 나온다.

영화관들의 이런 결정에 대해 배급사인 '아르고 픽처스'는 "일본 사회에서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위기에 처했음을 느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영을 하지 않기로 한 도쿄 긴자(銀座) 시네파토스측은 "인근 상업지설에 피해를 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자민당 의원 등이 영화 제작 때 문화청 산하기관으로부터 보조금이 지급됐다는 이유를 들어 "정치적 중립 여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면서 사전 시사회를 요구, 지난달 12일 이례적으로 전(全)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이번 영화 상영중지 조치는 이들 가운데 일부의 '압력'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야스쿠니는 올해 홍콩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영화업계를 중심으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영화감독협회(이사장 최양일 <崔洋一> 재일동포 감독)는 최근 성명을 내고 "상영중지가 전면적으로 실시된데 대해 걱정과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모든 영화는 자유로운 상상과 의지를 기반으로 제작돼 자유롭게 상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화 평론가인 야마네 사다오(山根貞男)는 "이 영화가 반일적이라든가 이데올로기적인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반 관객이 영화를 보고 작품 내용을 판단할 기회를 빼앗은 것은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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