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워킹타이틀의 로맨스 '나의 특별한…'

(연합뉴스) '프렌치 키스' '노팅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러브 액츄얼리'로 이어진 영국 워킹타이틀의 로맨틱 코미디에는 다른 영화사의 작품들과는 다른 특별한 뭔가가 있다.

남녀 주인공이 만나 사랑에 빠졌다가 갈등을 겪은 뒤 다시 애정을 확인한다는 뻔한 구성이지만 달콤쌉쌀한 사랑의 묘미를 확실히 보여준다. 살아 있는 캐릭터와 재치 있는 대사, 경쾌한 에피소드들은 상큼하고 발랄하다. 여기에 애틋한 심리 묘사와 가족적인 분위기까지 갖춰 한국 관객의 정서에도 잘 들어맞는다.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는 워킹타이틀표 로맨틱 코미디임을 금세 눈치챌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한 남자와 여자 세 명의 사랑을 보여주지만 엇갈린 사각관계로 그리기보다 '3인3색'식으로 풀어나가 옴니버스 영화처럼 보일 정도다.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는 인연을 보여주며 '인생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노래하고, 약간의 허점을 보이는 인간적인 아빠와 예쁘고 당돌한 어린 딸 사이의 가족애를 보여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런 조합은 아주 특별하지는 않지만 분명 매력적이라 20편 가까이 쏟아지고 있는 올 봄 로맨틱 코미디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일 만하다. 또 영화에 슬쩍슬쩍 끼워놓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에피소드를 보는 재미가 상당히 쏠쏠하고 시종 흘러나오는 1990년대 팝송도 귀를 잡아끈다.

다만 여느 애정물과 차별화하지 못한 국내판 제목이 오히려 극장문으로 향하는 관객의 발길을 주춤하게 만들 듯하다. 원제는 '데피니틀리, 메이비(Definitely, Maybe)'다.

광고 일을 하며 살아가는 윌 헤이즈(라이언 레이널즈)는 아내와 이혼하고 일주일에 두 번씩 딸 마야(애비게일 브레슬린)와 만날 수 있다. 초등학교 4학년인 마야를 데리러 학교로 간 윌은 하필 그날 학교에서 성교육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야로부터 남녀관계에 대한 질문 공세에 시달린다. 그날 밤 마야는 엄마와 아빠의 만남에 대해 캐묻고 윌은 옛날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이야기 속 여자들 가운데 누가 엄마인지 맞혀 보라고 한다.

15년 전 젊은 윌에게는 상냥하고 여성스러운 여자친구 에밀리(엘리자베스 뱅크스)가 있다. 그러나 윌은 정치인이 되려는 당찬 꿈을 안고 에밀리를 남겨둔 채 빌 클린턴의 대선 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뉴욕으로 향한다. 에밀리는 뉴욕에 사는 친구 서머(레이철 와이즈)에게 전해주라며 꾸러미를 하나 건네준다.

윌은 선거캠프에 합류하지만 꿈꾸던 것과는 달리 잡일만 맡게 된다. 윌은 같은 사무실의 복사실에서 일하는 에이프릴(이슬라 피셔)과 삶의 가치관과 정치적 관념에 대해 언쟁을 벌이며 친해진다. 윌은 에밀리의 친구 서머에게 꾸러미를 전달해 주러 갔다가 섹시하고 지적인 서머의 매력에 반하게 된다.

애덤 브룩스는 '프렌치 키스'와 '브리짓 존스의 일기-열정과 애정'의 각본을 맡은 작가 출신으로 이 영화로 감독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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