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재팬' 요시키, 고시엔대회 모교 응원 포기

불상사 우려한 고교야구연맹이 자제 요청

도쿄=연합뉴스) 일본의 전설적인 록밴드 '엑스재팬(X-JAPAN)'의 리더 요시키(YOSHIKI)가 22일 개막한 일본 최고 전통의 춘계 고교야구 고시엔대회(제80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요시키가 졸업한 지바현 아와(安房)고교의 첫 경기가 열린 이날 열렬한 야구팬이자 남다른 모교 사랑으로 알려진 요시키가 관중석에서 응원한다는 사실이 일찌감치 보도됐으나, 고시엔 구장에 팬들이 몰려들어 불상사가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 고교야구연맹으로부터 "현 경비체제로는 대응할 수 없으니 참석을 삼가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교 응원을 위해 21일 미국에서 귀국해 고시엔까지 헬리콥터를 빌리는 등 만전의 준비를 했던 요시키는 "팬들이 부상하거나 후배들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되겠다"며 포기하고, 대신 28일부터 열리는 엑스재팬 도쿄돔 부활 공연의 리허설에 전력을 기울였다.

"개교 100년이 지나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한 아와고교의 경기를 졸업생으로서 꼭 응원하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은 요시키는 첫 경기에서 모교가 구마모토현의 조호쿠(城北)고교를 2-0으로 이겼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감격했다고 한다.

요시키는 모교의 응원 비용으로 1천만 엔을 기부했으며, 재학생과 지역주민 등 5천 명이 열띤 응원을 펼쳤다. 특히 모교의 취주악대는 엑스재팬의 히트곡 '홍(紅)'을 연주하는 등 요시키를 대신해 힘찬 연주로 선수들의 투지를 붇돋웠다.

일본에는 4천 개가 넘는 고교야구 팀이 있으며 치열한 지역별 예선을 펼쳐 36개 팀만이 고시엔 구장을 밟을 수 있다. 숱한 스타 선수들이 이 대회를 통해 배출됐으며 야구 팬뿐 아니라 전 국민이 열광하는 전통이자 문화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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