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할리우드에서 날아온 영화 '댄 인 러브'는 로맨틱하고 코믹하다. 요약하자면, 로맨틱 코미디란 바로 이런 것임을 보여주는 영화다.
국내판 제목은 '사랑에 빠진 댄'을 뜻하는 '댄 인 러브'지만 본래 제목은 실생활 속의 댄을 뜻하는 '댄 인 리얼 라이프(Dan In Real Life)'다. 원제대로 웃음을 자아내는 이 영화의 장면 장면은 실생활에 대한 묘사에서 시작된다.
홀로 세 딸을 키우는 댄의 좌충우돌 생활기가 중점적으로 쓰여져 있으니 가족영화와 겹쳐지는 장면이 많다. 언뜻 봐도 스무 명은 돼 보이는 대가족이 무더기로 나와 산만하기는 하지만 보통 할리우드 영화에서 지나치게 '쿨한' 서구식 가족의 모습이 낯설었던 국내 관객에게는 오히려 정겨운 모습이다.
허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남녀가 만나 갈등을 겪다 사랑을 재확인하게 되는 계기는 다소 상투적이고 여자 하나를 둘러싼 형제 간의 갈등은 제대로 봉합되지 않는다. 장기자랑 등 가족에 대한 일부 묘사에도 작위적 냄새가 난다.
그러나 남녀 주인공을 의무감 속에 억지로 짝 지워주기보다 느긋하게 지켜보고 자연스럽게 발전시키는 전개 방식은 큰 장점이다. 또 적절한 타이밍에 튀어나오는 재치 있는 유머가 분위기를 환하게 살려준다.
댄 번즈(스티브 캐럴)는 지역 신문에서 가정 상담 칼럼을 맡아 독자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인기 있는 칼럼니스트다. 그러나 막상 자신의 가정은 뒤죽박죽이다. 4년 전 아내를 잃은 댄은 홀로 딸 셋을 키우고 있는데 딸들이 혹여나 잘못될까 늘 노심초사 과잉보호하는 탓에 딸들로부터 오히려 점수를 잃고 있다.
댄은 전통대로 휴가철을 맞아 딸들을 데리고 시골 부모님 댁으로 향한다. 시골에 도착한 이튿날 홀로 동네 서점을 헤매던 댄은 우연히 아름다운 여자 앤 마리(줄리엣 비노시)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잘 알지도 못하는 앤 마리에게 딸들에 대해 주절주절 늘어놓던 댄은 그녀로부터 연락처를 받아내는 데 성공한다.
부모님 댁으로 돌아와 식구들에게 어떤 여자를 만났다고 말하는 순간, 댄의 동생 미치(데인 쿡)가 새로 사귄 여자친구라며 앤 마리를 데리고 나타난다.
영화에서 활약상을 보여주는 것은 단연 남자 주연배우 스티브 캐럴이다. '에반 올마이티' '마이 리틀 선샤인' '헷지' 등으로 잘 알려진 그는 이번 영화에서 자신에게 더욱 잘 들어맞는 배역으로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선보인다.
이미 프랑스를 뛰어넘어 전 세계의 연인으로 자리 잡은 줄리엣 비노시는 비중이 워낙 적긴 하지만 스크린을 누비는 캐럴에게 밀리지 않는 매력을 보여준다.
영화를 만든 피터 헤지스 감독은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의 원작 소설가로, '어바웃 어 보이' 각본으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받았다.
12세 이상 관람가.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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