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잘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원제 Gray Matters)'는 '10일 안에 남자 친구에게 차이는 법'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처럼 긴 제목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다.
배경은 미국 뉴욕. 사람들이 선망하는 멋진 직업을 가진 젊은 뉴요커들이 핑크빛 사랑을 키워 나간다는 내용은 여느 로맨틱 코미디와 다르지 않다. 세련된 스타일의 의상과 관광 안내책자에 나올 법한 뉴욕 명소를 구석구석 비춰 주는 것은 물론이고, 따뜻한 가족애와 우정에 대한 강조도 빠지지 않는다.
다만 최근 '칙릿(Chick-lit: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한 문학)' 붐에 기댄 영화들이 기존 로맨틱 코미디와 나름대로 차별화한 대로 여주인공이 백마 탄 왕자님을 찾아 헤매는 내용보다 진정한 자아를 찾아 홀로 서기에 나서는 내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발맞춰 동성애와 '알파걸'이라는 21세기적 코드가 섞여 있다.
'미드'에서 눈에 익은 배우들이 주ㆍ조연으로 출연하는 데다 이런 영화의 생명인 재치 있는 대사가 잘 살아 있어 눈과 귀 모두 즐겁다. 영미권 칙릿 소설이나 케이블ㆍ위성 채널 온스타일과 동아TV를 좋아하는 젊은 여성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한 영화다.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그레이(헤더 그레이엄)는 아름다운 외모에 똑 소리 나는 성격을 가진 서른 살 여성이다. 매력적인 그녀에게 흠이 하나 있다면 애인이 없다는 것. 게다가 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있는 오빠 샘(토머스 카바나)과 친밀해 연인 사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는다.
그레이는 자신과 샘이 각자 애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생각이 미쳐 어느 날 샘을 이끌고 센트럴 파크로 나간다. 그곳에서 이들은 우연히 매력적인 여성 찰리(브리짓 모나한)를 만나고 그레이의 적극적인 중개로 샘과 찰리는 저녁에 데이트까지 하게 된다.
바로 다음날 아침 샘은 찰리에게 청혼해 승낙을 받았다며 주말에 라스베이거스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고 알린다. 그레이는 결혼식 참석차 라스베이거스에 따라가지만 둘의 결혼에 대해 이상한 감정에 휩싸인다.
'아이 윌 서바이브(I Will Survive)'의 가수인 글로리아 게이너가 출연,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다. 감독 수 크레이머는 '골드버그 앤 로마노' '뒤로 걷기' 등의 시나리오를 썼으며, 이 영화가 첫 장편 연출작이다.
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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