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평양공연 앞서 서방외교관 조언>

(뉴욕=연합뉴스) '따뜻한 신발을 신고, 팁을 줘서는 안 되고, 정치에 관한 것은 피해야 한다. 무언가를 줄 때는 존중의 표시로 양손으로 줘야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필하모닉이 26일 평양공연을 앞두고 평양에 주재하는 서방 외교관을 24일 자신들이 머문 베이징의 호텔로 초청해 북한에서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관한 이 같은 조언을 들었다고 2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외교관은 뉴욕필 단원들에게 평양 순안공항의 바닥이 몹시 춥기 때문에 따뜻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는 것과 함께 팁을 주는 것은 자선을 베푸는 모욕적인 행동으로 여겨질 수 있으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정치적인 화제는 피하고 북한 사람들의 사진을 찍을 때는 미리 물어봐야 하며 무엇인가를 사람에게 줄 때는 아시아 사회에서 존중의 표시로 양손을 사용할 것을 충고했다.

그는 뉴욕필 단원들에게 북한 관계자들이 항상 따라다닐 것이라면서 꽤나 성가실 것이라고 말했다.

설명을 들은 뉴욕필 단원들의 질문은 자신들이 외부 세계와 연락을 할 수 있는지, 자신들이 머물 양각도호텔 밖을 혼자 돌아다닐 수 있는지 등에 집중됐으나 이 외교관은 북한측은 단원들을 호텔 근처에 머물도록 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필의 잉글리시 호른 연주자인 토머스 스테이시는 "이번 공연이 문화적인 글로벌 온난화에 무엇인가를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으나 바이올린 연주자인 돈 해네이는 "공연이 북한과 미국 정부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데 이용될 것"이라고 경계심을 표시했다.

신문은 뉴욕필이 이번 공연에서 앙코르 곡으로 뉴욕필 전임 음악감독인 레너드 번스타인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그의 '캔디드' 서곡과 함께 마지막 앙코르 곡으로 한민족 민요인 '아리랑'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고 음악감독인 로린 마젤은 "공연을 하러 갈 뿐"이라며 이번 공연에 관한 정치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이번 공연이 북한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뉴욕필 공연에 참석할지 여부는 확실치 않으나 북한 전문가들은 통제가 잘 안 되는 공연장의 속성과 미국의 고위 관료들이 참석하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이 참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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