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영화ㆍ게임물 언어사용 실태 보고서
(연합뉴스) 한국 영화 중 제목에 외래어나 외국어를 사용한 영화가 10년 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청소년 관람가 등급 영화에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언어 사용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원(원장 이상규)은 류철균 이화여대 교수팀에 의뢰해 '영화 및 게임물의 언어사용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20일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6년에 개봉된 한국영화 91편 가운데 제목 전체가 외래어나 외국어로 된 영화는 '티켓' 1편(1.1%)에 불과했으나 2006년 개봉 한국영화 108편 중에서는 '홀리데이', '데이지', '로망스' 등 12편(11.1%)이나 돼 10배 이상 늘었다.
제목 일부가 외래어ㆍ외국어로 된 영화도 1986년 7편(7.7%)에서 13편(12.1%)으로 늘었다.
1986년 영화 제목에 포함된 외래어가 대부분 '스잔나', 'LA', 'J' 등 고유명사임을 감안한다면 제목 일부에 외래어가 포함된 경우도 상당한 증가세를 보인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다만 국내 개봉 외국영화의 경우 원제를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적은 것이 1986년 36편에서 2006년 142편으로 절대 수치는 증가했으나 전체 개봉 외국영화에 대한 비율은 76.6%에서 59.9%로 줄어 영화제목을 국문으로 번역한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2006년 개봉작 중 대사의 비중과 관람객 수, 관람 등급 등을 고려해 '올드미스 다이어리'(12세 이상 관람가), '투사부일체', '가문의 부활'(이상 15세 이상 관람가), '달콤 살벌한 연인',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상 18세 이상 관람가) 등 5편의 영화를 선정, 언어사용 실태를 조사했다.
이 5편의 영화 전체에 사용된 5만8천11어절 중 3.68%인 2천153어절에 외래어 및 외국어가 사용됐으며 폭력적인 언어는 487어절(0.83%), 선정적 언어는 80어절(0.14%), 차별적 언어는 39어절(0.067%), 비속어 및 은어는 228어절(0.39%)이 사용됐다.
특히 청소년 관람이 가능한 등급의 영화에서도 언어의 폭력성과 선정성이 심각했다.
실제로 15세 이상 관람이 가능한 '투사부일체'에는 모두 126어절(전체 대사 중 1.14%)의 폭력적 언어가 사용돼 등급이 더 높은 '달콤 살벌한 연인'(27어절, 0.25%)보다도 폭력적 언어의 빈도가 높았으며 15세 등급의 '가문의 부활'도 18세 등급 영화들보다 선정적 언어 빈도가 높았다.
류 교수는 "외래어와 외국어, 폭력적ㆍ선정적ㆍ차별적 언어 등의 사용양상이 모두 등급과는 직접적 관련을 보이지 않는다"며 "향후 영화 등급 심의 기준에 언어사용 문제도 포함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게임물의 경우 폭력적 언어의 사용 정도는 영화에 비해 현저히 낮았으나 외래어와 외국어의 사용 비중은 전체 조사 대상 어절 중 10.1%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디펜스'는 '방어'로, '스킬'은 '기술'로, '미니맵'은 '지도창' 등으로 게임 용어를 순화할 것을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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