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필, 29일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연주’ 두번째 연주회 관현악 최상의 하모니 ‘교향곡 3번 라단조’로 진수 선보여
‘브루크너와 바그너의 부활, 그리고 만남!’
지난해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시리즈 첫 연주회를 통해 브루크너 신드롬을 예고한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오는 29일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연주’의 두 번째 연주회를 통해 브루크너의 해석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간다.
이번 연주회에선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1막과 3막 전주곡과 ‘브루크너 교향곡 3번’을 선사한다.
브루크너는 1872년 일기에 ‘시와 음악의 예술에서 세계적으로 저명하고 훌륭한 대가 바그너에게 깊은 경의와 함께 교항곡 라단조를 바칩니다’라고 헌정시 초안을 쓸 정도로 철저하게 바그너의 음악 양식을 따른 바그너 신봉자.
그런 점에서 바그너와 브루크너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연주되는 이번 연주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은 관악기의 수를 늘려 풍부하고 화려한 울림을 내도록 했고 기존의 서곡 형식을 배제하고 전주곡을 채택한 곡. 바그너는 오페라 ‘로엔그린’을 여는 1막 전주곡에서 백조가 끄는 배를 탄 고귀한 기사, 그의 주변을 밝히는 신성한 광채, 햇빛을 반사하며 반짝이는 강물의 수면 등 아름답고 환상적인 모습을 그림 같이 묘사한 반면 3막 전주곡은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과 엘자의 결혼식을 유도하는 들뜬 분위기의 축제음악으로 전주곡은 오늘날 결혼식장에서 무수히 연주되는 ‘신부 입장’ 음악인 결혼행진곡으로 이어놓았다.
결혼식장에서 바그너의 결혼행진곡이 울려 퍼질 때마다 빛나는 전주곡이 연주되지 않아 아쉬웠다면 이번 연주회에서는 결혼행진곡 없이 전주곡만 연주되는 것이 섭섭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3막 전주곡은 짧지만 매우 강렬해 그 자체만으로도 충만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현악기의 스피카토(spiccato·현악기 연주시 활을 튀어 오르게 하는 주법) 폭격을 배경으로 한 금관악기의 연주는 말 그대로 터질 듯한 환희를 폭발시킨다.
브루크너의 ‘교향곡 3번 라단조’는 브루크너가 화성법과 대위법 그리고 금관악기를 선두로 하는 관현악법 등에서 바그너 서법에 가장 적극적으로 접근한 곡으로 트럼펫의 주제로 시작하는 1악장과 여린 다이내믹의 스트링 사운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명상적인 음향의 2악장, 오스트리아 민속 춤곡인 렌틀러와 요들을 떠올리게 하는 3악장, 8분음표의 빠른 오스티나토 음형 반복으로 인해 긴박감을 주는 피날레까지 바그너 풍의 느낌이 두드러진 교향곡이다.
부천필은 이번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연주’ 두 번째 연주회에서 부활하는 웅장한 관악의 울림과 현악의 아름다운 선율로 음악이 낼 수 있는 최상의 하모니의 진수를 보여준다.
29일 오후 7시30분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 S석 1만5천원, A석 1만원. 문의(032)320-3481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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