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서부극의 화려한 귀환 '3:10 투 유마'

(연합뉴스)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영웅들의 활약을 그린 서부극이 화려한 규모와 긴박한 속도감, 풍성한 색감을 자랑하는 21세기형 영화로 돌아왔다.

'3:10 투 유마'는 1957년 델마 데이비스 감독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아이덴티티'와 '앙코르'를 만들었던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톱스타 러셀 크로가 전설의 총잡이로 변신했다.

뜨거운 피가 흐르는 사나이들의 대결을 비장미 넘치게 그린 이 영화는 서부극에 대한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고독하지만 정의로운 주인공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나 카리스마가 넘치는 매력적인 악역 캐릭터, 황량한 사막과 대륙횡단 철도에서 펼쳐지는 운명적인 대결은 전형적인 서부극을 충실하게 재현한다.

그러나 영화는 안일한 재탕에 그치지 않고 서부극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가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와 세련된 영상미를 내세운다. 치밀한 줄거리와 흠잡을 데 없는 주연 배우들의 연기 역시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러셀 크로는 악역 아닌 악역을 맡아 남성미가 넘치는 이미지를 다시 한번 살리고 있으며 크리스천 베일은 러셀 크로에게 밀리지 않을 연기를 선보인다.

벤 웨이드(러셀 크로)는 서부 일대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악명 높은 총잡이로 조직에 방해가 되는 부하까지 서슴지 않고 죽일 정도로 잔인한 인물이다. 그는 특히 남태평양 철도회사의 마차를 털어 거액을 챙겨 왔기 때문에 철도회사는 그를 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댄 에번스(크리스천 베일)는 애리조나에서 외딴 목장을 운영하며 아내와 두 아들을 부양하고 있다. 그는 남북전쟁에서 다리 한 쪽을 쓰지 못하게 된 대가로 나라로부터 받은 돈으로 근근이 살아가지만 빚이 늘어 목장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철도회사는 벤과 우연히 마주친 댄 덕분에 벤을 생포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찰리 프린스(벤 포스터) 등 벤 부하들의 유혈 복수를 우려해 벤을 직접 처단하지는 못하고 사법기관에 그를 넘기기로 한다.

철도회사는 유마행 죄수호송 열차에 태우기 위해 이 열차가 정차하는 컨텐션 역으로 향한다. 열차 정차시각은 3시10분. 철도회사는 벤의 부하들의 눈을 피해 시간 맞춰 컨텐션 역에 도착하기 위한 길을 떠나고 댄은 가족을 구할 돈을 벌기 위해 여정에 동참한다.

2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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