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평동 도당굿 보러 오세요”

매년 음력 정월 11일 수원서 마을안녕·풍농 기원 오수복 경기도당굿 인간문화재 등 ‘신명 굿판’

수원역에서 세평지하도를 지나 오른쪽으로 가다보면 평동사무소로 가는 좁은 길이 나온다. 동사무소를 지나 50m를 더 가면 큰 당나무가 서 있고, 옆으로 돌을 쌓고 기와를 얹은 한칸 정도의 당이 자리하고 있다. 당 안 벽에는 말을 탄 김부대왕(신라 경순왕·마을에선 김지대왕이라고도 부른다)과 안씨부인을 그린 탱화가 걸려 있다.

이곳에선 매년 음력 정월 11일이면 어김없이 평동 벌말 도당굿이 벌어지는데 올해도 중요무형문화재 제98호 경기도 도당굿보존회 주관으로 오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수원시 권선구 평동 도당 일원에서 평동 도당굿이 펼쳐진다.

신라 경순왕인 김부대왕과 안씨부인을 모시는 평동 벌말 도당굿은 마을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는 대동굿.

매년 음력 정월 11일이 되면 마을에 있는 당주 집에서 당주굿을 한 뒤 서낭모시기와 마을을 한바퀴 도는 돌돌이를 한 후 당 안으로 들어가 도당굿을 벌인다.

시흥시 군자동 구준물마을에서 매년 음력 2월이 되면 서낭님을 군자봉에서 내려 모시고 주변 마을들을 도는데 이때 평동 벌말까지 온 구준물 서낭님이 이곳에서 쉬어갔다고 해 그때부터 마을에서 당을 짓고 김부대왕을 모셨다. 이때문에 구준물 도당은 원도당, 안산 잿머리 도당은 처가도당, 평동 벌말 도당은 작은집 도당 등으로 불렸다.

벌말 도당굿은 원래 정월 초 길일을 받아 굿을 하던 것을 현 주무(主巫)인 당주 조광현이 굿을 맡으면서 음력 정월 11일로 정해 매년 굿을 벌이고 있다.

이날 도당굿에선 당주굿, 돌돌이, 부정청배, 선부정(굿청에 모인 사람들의 부정을 풀고 잡귀가 범접하지 못하게 하는 제차) 등에 이어 전국 명산의 산신을 청배해 모셔 들이는 도당 모셔들이기가 이어진다.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시루말에 이어 제석청배·제석굿, 대감굿, 궁웅청배·군웅굿 등을 펼치고 시루굿이 끝나면 각 가정들마다 준비한 꽃반을 앞에 놓고 축원해 주는 꽃반축원을 벌인 뒤 서낭대(깃대)를 내리고 굿꾼과 깨낌꾼의 씨름으로부터 시작해 북의 반주에 맞춰 날몰라 타령 등 무가(巫歌)를 부르는 뒷전으로 마무리된다.

{img5,R,300} 오수복 경기도당굿 인간문화재, 조광현 당주, 오진수 전수조교와 김운심·소명자·김경진·오자환·양환극·목진호·변남섭 등 이수자들이 참여한다./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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