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 "2시간 내내 울 수 없어 이 악물었다"

라디오 진행 도중 작곡가 이영훈 별세 애도

(연합뉴스) 가수 이문세(49)가 가요계 명콤비이던 작곡가 이영훈의 별세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1960년 출생해 연극 음악으로 출발한 이영훈은 '붉은 노을' '광화문 연가' '그녀의 웃음소리뿐'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등 이문세의 히트곡을 주로 쓴 작곡가로, 대장암으로 투병 중이던 14일 오전 3시 세상을 떠났다.

이문세는 14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MBC FM4U '오늘 아침, 이문세입니다'를 침울하게 가라앉은 음색으로 진행해 청취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는 "오늘 제 목소리가 안 좋다고 하시는데 오늘 세상을 뜬 작곡가 이영훈 씨 때문"이라며 "초콜릿을 받아야 되는 날, 제 파트너 이영훈 씨를 잃었다"고 슬픔을 표시했다. 두 사람은 1986년 이문세의 3집 '난 아직 모르잖아요'를 시작으로 2001년 13집까지 함께 한 단짝이다.

또 프로그램 말미에는 "오늘 사연들은 의지 있고 밝은 내용들인데 왜 내가 이렇게 슬프게 읽었는지 모르겠다"며 "오늘 새벽 3시에 음악 파트너이면서 20년 이상 친구인 이영훈 씨가 대장암이 발병한 후 전신에 암세포가 퍼져 결국 세상을 떠났다. 너무 마음이 무겁고 슬퍼 방송을 못할 뻔했다. 2시간 내내 울 수 없어서 이 악물고 방송하니 더 힘들다"고 말했다.

또 "아침 가족이 위로해주고 이영훈 씨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는 사랑에 이 악물고 방송했다"며 "밸런타인데이, (이영훈 씨는) 사랑하는 사람 기억하라고 오늘 같은 날 갔나 보다. 세상과의 헤어짐은 즐거운 약속이라고 한 말이 떠오른다. 이영훈 씨 잘 가시라"고 맺었다.

이문세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이영훈의 빈소를 찾을 예정이며, 발인은 18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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