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로 뇌질환…일부 변제 의사 있다"
(서울=연합뉴스) 가수 박효신(27)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전 소속사인 I사 나모 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박효신을 상대로 전속계약 위반에 따른 3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또 박효신의 6~8집 음반유통 계약을 했던 F사의 법률대리인은 31일 "나 대표를 사기 혐의로 지난주 형사 고소한 데 이어 박효신과 나 대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신은 자신을 둘러싸고 전 소속사, 음반유통사 간에 불거진 얽히고설킨 송사 관계를 묻자 한숨부터 쉬었다.
31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한 그는 "I사와 5집을 내며 말 못할 일들로 스트레스가 심했다"며 "지난해 전국 투어 땐 병원에서 뇌신경질환의 일종인 연축성발성장애 진단을 받았다. 불면증 등으로 오랜시간 병원 치료도 받고 있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박효신이 털어놓은 얘기는 2006년 7월 I사로부터 10억 원의 계약금을 받고 전속 가수가 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이 계약금을 2005년 N사와 전속 계약 당시 받았던 계약금을 갚는 데 고스란히 썼다.
"우여곡절이 너무 많았어요. 녹음실, 편곡 및 마스터링 등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 5집 제작이 힘들었죠. 연습실 월세도 못내 쫓겨났고, 지원해준 리스 차량도 사무실 운영비가 부족하다며 연습실로 찾아와 갖고 갔어요. 공연 때 5천여 만원을 받은 것 외에 O.S.T 등의 수익금 정산도 제대로 못 받았고요."
결정적인 건 I사가 일방적으로 스케줄을 잡아 지난해 5월부터 연 전국 투어라고 한다.
그는 "연습 기간을 한 달여 정도 주고선 전국 투어 티켓 오픈을 했다"며 "인터넷을 통해 공연 사실을 알았을 정도다. 할 수 없이 강행했는데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목소리가 안 나왔다. 병원에선 공연할 경우 목을 못 쓸 수도,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결국 첫 무대인 부산 공연은 연기했고, 이후 공연은 목소리를 틔우는 약을 복용하며 강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7월28~29일 서울 앙코르 콘서트 때는 공연 감독 및 세션 등 스태프가 당일까지 돈을 지급받지 못해 보이콧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한다.
"첫날 공연은 당일 새벽 개최 여부가 결정됐고, 둘째날 공연은 한 시간 전 결정돼 리허설을 30분하고 올라갔어요. 제가 스태프에게 공연을 하지 말자고 선동했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때 팬들에게 미안해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데요."
결국 지난해 10월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첫 내용증명을 보냈고 답변도 받았다. 이후 지난해 12월 F사의 전화를 받고 박효신이 I사로부터 계약금으로 받은 10억 원의 출처가 음반 석 장(6ㆍ7ㆍ8집)을 유통하는 조건으로 받은 선급금(先給金)이란 사실도 알았다고 한다.
"F사와의 음반유통 계약 사실을 전혀 몰랐어요. 제가 4집 때 소속사를 운영해봐서 선급금은 결국 빚이란 걸 알거든요. 그땐 집을 담보로 잡히기도 했으니까. 그래서 소속사의 전속 가수가 된 거고요. 전 I사와의 계약금으로 10억 원을 받은 것이지 음반유통 계약을 한 게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또 있었다. 이달 초 서울 반포의 자택으로 새 대표라며 내용증명과 함께 전속계약 관련 양도양수 확인서가 배달됐다고 한다. 나 대표가 I사를 타인에게 양도한 사실도 그때 알았다는 것.
"계약 기간을 못 채웠으니 계약금의 일부를 돌려줄 생각은 있어요. 하지만 제 의도와 전혀 상관없이 복잡해진 관계에 답답하기만 해요. 어렸을 때부터 결코 넉넉하지 않게 시작했으니 전 마음 편히 음악만 하고 싶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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