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작가조합 파업도 타결 임박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거의 석 달 동안 이어지고 있는 미 작가조합(WGA)의 파업으로 개최 여부가 붙투명했던 아카데미와 그래미 시상식이 정상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WGA가 영화사들과 비공식 협상을 시작해 할리우드에 엄청난 손해를 안겨준 파업이 곧 끝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WGA 대표들이 20세기 폭스와 디즈니 대표이사를 23일과 24일 연이어 만나 비공식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23일자 할리우드리포터가 보도했다. 양측은 비공식 협상을 통해 지난달 7일 이후 결렬됐던 WGA와 영화방송제작자연합(AMPTP)와의 공식 협상 채널을 열기 위해 노력할 전망이다.
그런데 비공식 협상 전인 22일 WGA 협상팀은 AMPTP와의 협상 조건에서 리얼리티쇼와 애니메이션 작가에 대한 관할권 주장을 철회하고 뉴미디어 수익분배 이슈에 전념하기로 결정해 파업 타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현재 WGA와 AMPTP는 2월24일 열리는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 전까지 협상을 마쳐야 할리우드 최고의 축제를 무산시켰다는 비난을 면할 수 있다. 또한 WGA 협상팀은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는 소속 작가들로부터 하루라도 빨리 협상을 통해 파업을 끝내달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WGA는 파업이 진행 중이면 여전히 오스카 시상식을 보이콧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골든글로브 시상식 때보다는 훨씬 부드러워진 입장이다.
더구나 17일 미 감독조합(DGA)과 AMPTP의 협상이 타결된 후 WGA는 방송사와 영화사에 대한 비난을 삼가고 있어 양측 간에 화해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WGA는 2월10일 열리는 제50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피켓 시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상식 주최 측인 음반 아카데미에 22일 통보했다. 이로써 최소한 비욘세, 저스틴 팀버레이크, 존 본 조비 같은 배우조합(SAG) 소속의 가수들이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CBS가 중계하는 가운데 펼쳐지는 그래미 시상식에 마음놓고 참석할 수 있게 됐다.
그렇지만 음반아카데미 측은 WGA 소속 작가들이 시상식에 참석해 대본을 써 줄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현재 가수와 음악가들의 노조인 AFTRA와 AFM은 WGA의 파업을 지지하지만 그래미 시상식은 제대로 개최돼야 한다고 WGA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따라서 음반아카데미와 WGA 사이에 소속 작가들이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협상이 그 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WGA는 최근 유색인종 권익옹호단체의 NAACP 이미지 시상식과 SAG 시상식에는 소속 작가들의 참여를 허용한 바 있다.
이런 어지러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미 시상식 주최 측은 여전히 각본 없이 시상식을 치를 준비에 한창이라고 22일자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오스카의 제작자인 길 게이츠는 "80년 역사를 지닌 아카데미 시상식은 과거 시상식 장면들이 많기 때문에 한 달 동안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했다.
그렇지만 배우들의 참석과 대본 없이 영화 장면만으로 시상식을 끌어나가면 방송사인 ABC와 주최 측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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