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포츠 가족 / ‘골프 장타왕’ 박성호
‘장타왕’ 박성호와 두살 터울의 누나 박시현(사진 왼쪽)은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1부 투어에 진출한 유망주. 그의 가족은 모두가 태권도 유단자이자 체육인 출신이다. (왼쪽부터 태권도 공인 8단의 아버지 박상학씨, 박성호, 박시현, 배구 국가대표 출신인 어머니 유애자씨)
/최원재기자
‘장타왕’, ‘괴물’, ‘장타 지존’, ‘괴력의 장타자’…. 지난 해 국내 골프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국골프의 ‘장타왕’ 박성호(18·경희대1)는 이름 앞에 붙어다니는 많은 수식어 만큼이나 많은 화제거리를 지니고 있는 골프 유망주다. 박성호가 ‘괴물’, ‘장타왕’으로 불리우고 있는 것은 고교 3학년 때인 지난 해 열린 ‘2007 한국장타자선발대회’에서 3차례의 예선 대회를 모두 휩쓴데다 특히 결선대회에서는 국내 최장타인 407야드(약 370m)를 날리는 괴력을 발휘하며 우승했기 때문. 국내 대회 우승으로 박성호는 지난 해 9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장타대회에서도 우승트로피를 거머쥐며 세계대회에 아시아대표로 출전했었다.
◇400야드 넘나드는 ‘괴력의 장타왕’
광명북중 1학년때 인천 광성중으로 전학,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박성호는 본격적인 골퍼로서의 수업을 받기 위해 ‘골프 명문’인 제주관광산업고로 진학했으나 타고난 괴력으로 월 평균 1개씩 드라이버가 깨지거나 부러져 고민이 커져만 갔다.
무엇보다도 타이거 우즈를 능가하는 시속 130km의 스윙 스피드와 파워에 맞는 샤프트를 국내에서 구하지 못해 몸에 맞는 샤프트를 구할 생각에서 지난 해 장타자선발대회에 출전했다.
1차 예선(4월)에서 365야드로 1위를 차지한 데다 원했던 드라이버를 찾게 됐고, 여세를 몰아 2차(5월·362야드), 3차 예선(6월·380야드)을 차례로 석권한 후 8월 결선에서는 일본신기록인 401야드를 뛰어넘는 아시아 최고의 407야드를 날려 우승했다.
이어 일본 열도 정복에 나선 박성호는 9월에 열린 아시아대회에서 400야드를 넘나드는 기록을 낸 끝에 결승에서 396야드로 패권을 차지했다.
장타대회가 5차례 샷을 시도, 40야드 안에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파워는 물론 정교함을 갖추고 있음을 인정 받은 것이다.
192㎝, 88㎏의 빼어난 신체조건을 갖춘 박성호는 1980년대 여자배구 국가대표 센터로 명성을 날린 어머니 유애자(46·180㎝)씨의 신체조건과 국내 장타자대회 입상 경험이 있는 아버지 박상학(52)씨의 감각을 고루 물려받았다는 평을 받고있다.
◇미국 프로무대 동반 꿈꾸는 ‘남매 골퍼’
박성호의 두살 터울 누나인 박시현(20·경희대2)도 프로골퍼로 활약하고 있다.
동생보다 1년 늦은 중학교 2학년 말에 골프에 입문한 박시현은 지난 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Q스쿨을 통해 프로자격을 획득, 2부 투어에서 활동해 왔다.
올해는 조건부로 1부 투어에서 활동하게 된 박시현은 구력은 그리 길지 않지만 장신(175㎝)에서 뿜어나오는 평균 드라이버 거리 240~250야드에 정확성이 장점으로 탐라대 총장기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박성호와 박시현 모두 이렇다할 우승경력은 없지만 쇼트게임만 보완하면 충분히 대성할 가능성을 지녔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경희대 골프경영학과 1·2학년으로 나란히 골프경영 수업을 받게 될 성호와 시현은 국가대표팀 한연희 감독의 지도로 부족한 기량을 가다듬으며 빠른 시일내 국내 프로무대(박성호는 3월 Q스쿨 응시 예정)를 거쳐 미국무대에 동반 진출할 꿈을 갖고 있다.
◇온 가족이 유단자인 ‘태권도 가족’
박성호 가족의 특이한 이력은 일가족이 모두 유단자인 ‘태권도 가족’이라는 것이다.
항공사 보안승무원 출신으로 현재 광명시에서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는 아버지 박상학씨는 경기도태권도협회 고단자심사위원으로 공인 8단의 소유자며, 배구선수 은퇴후 결혼과 함께 태권도를 시작한 어머니 유애자씨도 현재 공인 5단으로 태권도 에어로빅을 가르치고 있다.
부모님을 따라 어려서부터 체육관에서 생활을 한 성호와 시현 남매도 이미 골프 시작전 4단을 획득, 4식구가 합한 단 수가 무려 21단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이 배구나 태권도 선수가 되지 않은 것은 부모들이 자신의 종목에 대해 너무 잘 알고있기 때문에 자칫 자신들이 걸어온 운동종목의 선수를 시킬 경우 간섭하는 일이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골프를 시켰다고 한다.
◇미공개 장타왕의 ‘숨겨진 이야기’
골퍼 남매에 태권도 가족의 일원인 박성호와 시현이 골프 선수로 성장하고 있는 데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많다.
먼저 성호와 시현은 본래 ‘미르’, ‘초이’의 한글 이름이었으나 사주팔자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 2005년 현재 이름으로 ‘개명’해 한달 뒤부터 좋은 징조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개명’후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간 성호와 시현은 한 골프장에서 불과 1시간 남짓 차이를 두고 잇따라 홀인원을 기록한 것.
또한 성호는 외국 전지훈련 중 마음에 들어 구입한 코브라 골프 모자를 항상 착용한 것이 지난 해 각종 장타대회에서의 활약상으로 이 제품을 판매하는 아쿠쉬네트코리아㈜ 김영국 대표로 부터 후원을 받고 있으며, 시현은 아직 무명 선수임에도 불구 큰 신체조건이 제품 이미지와 맞아 떨어진다는 이유로 테일러메이드-아디다스에서 역시 스폰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두 남매는 광명골프연습장과 여주 소피아그린CC에서 특별 배려로 훈련을 쌓고 있는 데 이 모든 것이 ‘개명’후 이뤄졌다는 것이 어머니 유애자씨의 설명이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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