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새해설계 - 김 홍 희 경기도미술관장

“도민과 소통하는 전시 기획”

“블록버스터를 지향하기보다는 관람객들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할 것입니다.”

김홍희 초대 경기도미술관장의 무자년 키워드는 무엇일까. 김 관장은 미술관 부실공사와 도내 박물관·미술관 통합 등으로 개관 초기부터 우환을 겪었지만 “기반을 더욱 단단히 하는 계기”였다고 자평했다.

지난해는 이미 짜여진 기획전을 진행하는데 그쳤다면 올해는 김 관장 자신의 소신을 펼칠 수 있는 전초전이다. 지난해까지 학예사 3명이 동분서주하며 김 관장과 호흡을 맞췄다. 부족한 인원에도 개관 1주년을 맞아 기획한 ‘경기 1번 국도전’은 지역미술관의 역할을 새삼 상기시키는 전시였다.

“취임 전부터 불거졌던 부실공사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요. 어쩌면 기반을 다진다는 의미에서 직원들에게 엄격한 태도로 대하기도 했어요”

이런 와중에도 ‘경기 1번 국도전’은 대중성을 쫓는 국·공립미술관과 다른 지향점을 제시했다.

“좋은 전시는 자연히 많은 관람객들이 찾게 됩니다. 잘 알려진 외국 작가들의 작품들보다는 관람객들과 소통하고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전시가 필요하죠. 그런 의미에서 ‘경기 1번 국도전’은 이슈 파이팅을 제공한 기획이었다고 자평해요.”

이쯤되면 김 관장의 올해 키워드는 자연히 관람객들과의 ‘소통’이 아닐까.

내년 주요전시에 대해서는 “새로 구입한 작품들을 도민들에게 공개하는 신소장품전을 비롯해 건축과 미술의 만남을 재해석하고, 작가 스튜디오를 미술관에 옮기는 전시를 펼칠 것입니다. 여기다 ‘경기 1번 국도전’의 연장선상에서 2차 전시도 후반기에 기획하고 있습니다.”

김 관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는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소재 경기도립직업전문학교 리모델링. 가칭 창작레지던시로써 역량있는 작가들의 작업공간이자, 전시장, 작품창고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리모델링을 거쳐 가을께 시범 오픈에 이어 내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50~100명의 작가가 입주할 수 있고, 미술인들의 성장을 위해 멘토링 프로그램과 썸머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 공간은 단순 창작터전이 아니다. 넘치는 작품을 감당하기 어려운 작가들을 위해 보관 창고를 임대하고, 오픈스튜디오와 창고 오픈, 아트페어, 기획전을 연계한 미술축제도 마련중이다.

“이미 휼륭한 하드웨어를 갖췄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행사때 경기도를 찾은 외국 작가들의 거처로 활용될 수도 있지요. 이 공간을 통해 경기도 브랜드를 한 단계 올리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미술관이 경기문화재단 산하로 민간 통합되는 것에 대해 “이미 도지사와 대표이사께서 미술관의 독립성과 효율성을 강조한 만큼 재단이 바른 청사진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은 적정 인원의 확보. 현재 경기도미술관 정식 학예사는 단 3명. 대전시립미술관 10여명과 서울시립미술관 20여명 등과 비교할 때 턱 없이 부족하다.

“그동안 적은 인원으로 학예사들의 업무에 심한 과부하가 걸렸지요. 안산 도립직업전문학교 운영 인원을 비롯해 홍보, 교육, 소장품 관리 등을 담당할 인력 확충이 시급합니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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