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목소리에 진심이 담긴 가수죠"
(연합뉴스) "생애 처음 투표를 했는데 인주를 안 묻혀도 찍히는 도장이 어찌나 신기하던지…. 투표소 테이블에 여기저기 찍어봤어요. 하하."
1988년생인 윤하(본명 고윤하ㆍ19)는 선거권을 부여받은 첫 해인 19일 제 손으로 대통령을 뽑았다. 연령대론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원더걸스 등 아이돌 가수 서열.
그러나 3월 1집을 발표한 윤하는 '어린 가수'에 대한 고질적인 선입견을 깨고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라이브는 꽝, 춤은 짱'이란 고정관념 대신 흔들림 없는 라이브와 네 살 때부터 갈고 닦은 피아노 실력을 선보인 덕택. 신승훈ㆍ김건모ㆍ휘성 등 선배들은 그의 노래와 무대 매너에 "음악성을 갖춘 신인이 오랜만에 나왔다"고 기뻐했다.
윤하는 국내 데뷔 전, 무명으로 일본 오리콘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며 주목받았다. 2004년 가수가 되고자 일본으로 건너가 2005년 두 번째 싱글 '호키보시(혜성)'로 오리콘차트 12위에 오르며 국내 언론과는 처음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2004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일본에서 총 8장의 싱글, 1장의 정규 음반을 발표하고 국내로 건너와 올해 두 장의 음반을 냈다.
1집은 리패키지 음반을 합쳐 5만 장, 10월 발매된 1.5집은 2만9천 장 등 총 8만 장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신인은 1만 장도 팔기 힘든 현실에서 음악 관계자들도 놀라는 수치. 그 덕에 음악전문채널 Mnet-KM 뮤직 페스티벌, 골든디스크상 시상식에서 신인상도 거머쥐었다.
"올해는 살면서 최고의 해였어요.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 부담스럽기도 했고요. 내년 하반기께 2집을 낼 계획인데 '어떻게 하면 대중의 귀를 즐겁게 할까' 중압감이 크네요."
해가 거듭할수록 윤하는 빠른 속도로 잰걸음을 떼고 있다. 가수로서 자신의 위치에 대한 자가진단은 겸손할 정도다. "마라톤에서 이제 막 뛸 준비 자세를 취했다"며 "올해는 일단 경기에 출전은 한 것에 의의를 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의 힘을 빌려 출전했지만 이젠 자신의 힘을 서서히 발휘할 때라는 의지도 드러낸다.
"언젠가 '쟨 피아노만 우려먹는다'는 무책임한 비난을 들은 적도 있어요. 아직 제 음악 색깔을 논하지 말아주세요.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펑크 음악도 해보고 싶은데 주위 사람들이 말리네요. 도전하기에 이르다고요."
무대에서 관객을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반성도 했다. 밝은 음악색깔, 이제 갓 데뷔한 신인이기 때문이란 원인 분석도 했다. 곡과 가사를 쓰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확신이 서면 당찬 데 그치지 않는 눈빛이 나오리라 스스로 확신한다.
윤하는 내년엔 1월 초 일본으로 건너가 새 음반 준비와 활동을 위해 몇 개월간 머물 계획이다. 국내 활동도 병행하며 가수, 작품자(작사ㆍ작곡ㆍ편곡자)로서 음악적인 커리어를 쌓는 연습도 하고 싶다고 한다.
"다른 가수의 노래 피처링 등 많은 선배 가수들과 음악적인 교류를 하고 싶어요. 또 제가 쓴 곡을 다른 가수가 불러 함께 작업하는 경험도 갖고 싶고요. 크게 눈에 띄진 않지만 음악적으로 내공을 쌓는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윤하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 07학번에 입학해 사이버 강의 출석률 100%를 자랑하는 악바리. 통역대학원에 가고 싶은 꿈도 있다. 압구정동 음반 매장이 커피숍으로 바뀐 것에 "왜 비싼 커피는 마시면서 음반은 안 사느냐"고 귀엽게 미간을 찌푸리는 모습에선 제 또래가 스친다.
"최종 목표요? 음악 잘하는 가수는 기본이고요. 목소리에 진심이 담겨 있는 가수죠. 내년에 이뤄질지는 미지수고요. 조금씩 대중의 가슴을 파다보면 진심이 통하는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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