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경계 허문 신나는 춤 배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흥을 돋울 수 있는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비보이. 비보이와 발레리나가 만나면 어떤 무대가 될까?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가 지난 16일 군포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올려졌다. 자유분방한 비보이 문화만큼 무대는 물론 객석까지 격식없는 공연이 펼쳐졌다.
발레리나와 비보이가 처음 격돌한 힙합광장, 신나게 춤 대결을 벌이지만 수적으로 열세인데다 중력을 무시하고 날아다니는 비보이의 춤에 발레리나들은 일단 후퇴한다. 그날 이후 비보이 매력에 빠져버린 발레리나 소연. 발레를 포기하고 비걸이 되기로 한다. 전체적으로 해피앤딩이라 부담이 없는 스토리에 무대를 날아다니는 비보이들의 모습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탄성을 지르게 했다. 첫 부분 발레리나와 비보이의 춤대결이라는 이색적인 소재에 흥미를 갖고 서서히 열기를 더해가는 춤이 객석을 고조시켰다.
인상적인 부분은 발레리나의 악몽 속에 등장하는 비보이였다. 밝은 노래에 맞춰 춤을 추던 비보이 모습은 간 데 없고 호러영화에서 볼 수 있을만큼 기괴한 동작으로 춤을 추는 비보이는 생소했다. 중력을 무시한 비보이라지만 어둑한 조명 아래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그들의 모습은 연출자 의도대로 기괴해 관객들이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조명 각도를 조절해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비보이의 그림자가 객석 사이사이 드리워져 객석도 함께 춤을 추는 효과가 났다. 춤 잘추는 아이가 인기도 많은 요즘 세태처럼 객석 어린이들은 공연에 집중해 여느 공연처럼 떠들거나 딴짓을 하지 않았다. 공연 후 집에 가기 아쉬워하던 아이들이 앵콜공연에 신이나 일어서서 뛰기도 했다. 격식에서 틀을 깬 공연 추세를 따라 이날 공연도 무대에서 춤을 추던 비보이들이 객석 사이를 뛰어 다니기도 했다. 공연자와 관람자가 함께 어우러진 모습 속에 잔뜩 흥을 난 객석을 보니 가족 모두를 위한 공연으로 손색이 없었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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