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앙상블 ‘사계’ / 명주실 12현의 가능성과 독창성을 말한다

27일 첫 콘서트 ‘All about 12Jul’

가야금 창작 음악의 선두주자로 자리를 매김해 온 가야금앙상블 사계(四界)가 창단 8년만에 전통음악의 총본산인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오는 27일 오후 7시30분 첫 콘서트 ‘All about 12Jul’을 연다.

이번 연주회는 김대성, 윤혜진, 이태원, 임준희 작곡가의 초연곡들로만 구성해 명주실 12현 가야금의 가능성과 예술적인 독창성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곡가 이태원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맡았고 김대성은 범패의 ‘짓소리’의 선율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가야금 4중주곡 ‘전설’을 선보인다.

짓소리(한문이나 산스크리트로 된 사설을 5음계로 짜여진 자유리듬에 얹어 합창으로 부르거나 같은 범패의 하나인 홑소리를 다 배우고 난 뒤 배우는 어려운 노래)로는 미묘한 음들, 변화무쌍한 장식음, 예상을 뒤엎는 음의 진행과 논리를 초월한 자유로운 전조, 반음 상행진행, 그리고 30분 이상 되는 곡의 길이와 전개방식 등등 흥분시키는 요소들이 많다.

이 곡은 인간의 탄생, 고뇌, 해탈의 과정을 표현하고 있으며 짓소리의 정적인 면과 동적인 면을 기반으로 구조화했고, 화성적으론 범종의 맥놀이 현상에 의한 불협화음, 불교의식에 있어 발생하는 주변의 소리 등 범패의 헤테르포니성(이음성)을 기반으로 수직화했다.

두번째 곡은 듣는 귀로 만든 소리(연암 박지원)이란 뜻을 담은 윤혜진 작곡의 ‘이위지성(耳爲之聲)’.

소리를 생산하는 것, 생산된 소리를 귀로 듣는 것, 소리가 음이 되고 그것이 인간의 귀로 전달되며 그 들음이 소리와 의미를 만드는 일련의 연속적 과정에 대한 사고로 연주자의 호흡과 신체가 현과 맞닿아 이 모두를 생산하고 흡수한다.

세번째 곡은 네대의 12현 가야금을 위한 ‘잃어버린 소리’(임준희 작곡).

1천500년 전 우륵이 오동나무를 말리고 명주실을 꼬아 만들었던 가야금 소리의 최초의 흔들림을 12줄에 담아 더듬어보고 망국의 한과 유한한 생명에 대한 슬픔을 달래기 위해 하늘을 향해 펼쳤을 우륵의 춤을 상상하며 리듬과 소리를 골랐다.

전석 1만2천원. 문의(02)518-1450

◇사계는 어떠한 단체?

여성 가야금 연주자 4명으로 이뤄진 실내악단으로 가야금 4대를 기본으로 12현 전통 가야금을 비롯해 개량된 18현·21현·25현 가야금 등과 그들이 직접 개발한 저음 22현 가야금까지 5음 음계는 물론 7음 음계 악기를 사용, 다양한 편성의 음악을 시도하고 있다. 작곡가들에게 전통 가야금의 깊이 있는 아름다움과 다양한 음색, 테크닉 등의 개발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올해 공연예술 집중 지원단체로 선정돼 바르샤바와 삿포로에서 두번의 해외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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