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런던서 20여 년 만에 재결합 공연
(연합뉴스) 전설적인 록밴드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의 역사적인 재결합 공연이 전세계에서 몰려든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10일 화려하게 펼쳐졌다.
11일 AF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영국 런던 02아레나에서 열린 이날 공연에는 원년 멤버인 로버트 플랜트, 지미 페이지, 존 폴 존스 등을 비롯해 고(故) 존 본햄의 아들 제이슨 본햄이 무대에 올랐다. 레드 제플린은 1980년 드러머 존 본햄이 급사한 후 곧바로 해체를 선언했으며, 이후 남은 멤버는 이 같은 합동 동연을 거의 펼치지 않았다.
1천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공연장 입장의 행운을 거머쥔 2만여 명의 관객은 노장들의 연주에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열혈 팬을 자처한 지오프 존스는 "오늘 공연 때문에 며칠 밤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말했고, 또 다른 팬인 존 찰스는 "나는 이날 공연을 위해 30년을 기다려왔다"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무대에 오른 멤버는 첫 곡 '굿 타임스 배드 타임스(Good Times Bad Times)'에 이어 흥겨운 록 음악인 '블랙 독(Black Dog)' 등으로 공연 초반부터 관객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샤우트 창법'으로 유명한 로버트 플랜트는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불구하고 녹슬지 않은 음색을 과시했다.
특히 '세계 3대 기타리스트'로 통하는 지미 페이지는 솔로 연주로 공연장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데이즈드 앤드 컨퓨스드(Dazed And Confused)' 때 자신의 더블 넥 깁슨 SG 기타를 들고 포효하듯 연주해 오랫동안 이날 공연을 기다려 온 관객을 감동시켰다.
정규 공연은 명곡 '카슈미르(Kashmir)'로 일단 막을 내렸다. 이후 팬들의 앙코르 요청에 다시 무대에 선 레드 제플린은 '홀 로타 러브(Whole Lotta Love)' '록 앤드 롤(Rock And Roll)'을 전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공연은 애틀랜틱 레코드를 설립한 아흐멧 어테건을 추모하기 위해 일회성 이벤트로 마련됐다. 애초 11월에 공연을 열 계획이었는데 지미 페이지가 손가락을 다치는 바람에 일정이 12월로 연기됐다.
역사적인 공연인 만큼 공연 전부터 팬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2만 장의 공연 티켓을 구하기 위해 2천만 명의 팬이 온라인 등에 몰려들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한 열혈 팬은 자선 경매 행사에서 공연 티켓 2장을 구입하는 데 무려 17만 달러(한화 약 1억5천700만 원)를 지불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68년 지미 페이지의 주도 아래 결성된 레드 제플린은 1980년 존 본햄의 사망까지 당대 최고의 록밴드로 군림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스테어웨이 투 헤븐(Stairway To Heaven)' '홀 로타 러브' 등 록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을 쏟아냈으며, 지금까지 무려 3억 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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