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극장 수익에만 목매단다>

극장 매출 비율 84%로 OECD 평균의 3배

극장 매출 비율 84%로 OECD 평균의 3배

불법 다운로드 극성에 비디오시장 몰락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 방송 및 통신 매체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의 극장 매출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불법 다운로드 시장 규모가 총 1천189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화진흥위원회가 4차례 기획한 '한국영화 발전 포럼' 중 두 번째로 6일 오후 2시 서울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영화 선순환구조 확보방안-영화산업 부가시장 정상화' 토론회에서 한국 영화산업의 열악한 부가판권시장 현실이 공개됐다.

발제자로 나선 장병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와 박영은 영진위 영상산업정책연구소 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 74.0%였던 한국영화 극장 매출 비율이 점점 더 늘어나 2007년에는 3/4분기까지 83.7%에 이르렀다.

이는 극장 수익이 전체 매출의 30%에 불과한 OECD 가입국가 평균치보다 세 배 가까이 높은 수치며, 26.8%에 이르는 미국, 37.3%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할 때 훨씬 높은 비율이다.

비디오 및 DVD 매출은 2001년 12.3%에서 점점 줄어 올해 4.2%에 불과해 이 부문 시장 규모가 7천692억 원에서 2007년 3천280억 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해외 매출 비율 역시 2001년 7.1%에서 2007년 2.9%로 현격히 줄어들었다.

반면 불법 다운로드를 통한 영화 관람 규모는 엄청나게 늘어났다.

최근 1년간 인터넷 및 모바일 기기 영화 관람 경험률은 85.0%였으며, 이중 인터넷 무료 다운로드를 통한 관람은 70.2%에 이르렀다. 또 '앞으로도 무료 다운로드를 더 많이 이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39.7%가 '그렇다'고 대답했으며 극장 상영일 전이나 극장 상영 중 무료 다운로드를 통해 관람한 사람이 47.2%에 이르러 상당수 국민이 저작권을 의식하지 않는 현실을 반영했다.

불법 DVD 복제 시장 규모는 DVD 장당 가격을 2천500원으로 했을 때 총 387억 원, 불법 다운로드 시장 규모는 웹디스크 4MB당 1원으로 계산해 편당 단가를 375원으로 책정했을 때 총 1천189억 원에 이른다.

장 교수와 박 연구원은 부가판권시장의 침체 원인으로 정부의 행정력 부족과 함께 엔터테인먼트 영역의 다양화와 IT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방치했다는 점을 꼽았으며 지상파TV의 구매 감소, 홈비디오 시장의 쇠퇴 등 자연스러운 산업구조 변화 여파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산업 선진화가 약하며 영화산업 각 주체들의 파트너십 부족과 볼 만한 콘텐츠의 부재 등 영화산업 주체들의 노력이 부진한 것도 한 요인이며, 소비자들의 낮은 저작권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2006년도 광고비가 2004년에 비해 38.2% 증가할 정도로 새롭게 등장하는 뉴미디어 환경 변화를 우리 영화계가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전제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가격 협상이나 판권료 협상, 홀드백(영화가 개봉 이후 비디오나 DVD로 출시되는 기간으로 예전에는 통상 6개월이었으나 점차 짧아져 최근에는 영화 상영 중 다른 매체에서 소개된다) 문제 등 영화계가 공동으로 풀어야 하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의 패널로는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 이재필 CJ엔터테인먼트 기획팀, 이원우 시네마서비스 배급유통팀장, 심주교 KT미디어본부 상무, 서장호 온미디어 콘텐츠사업국 구매팀장, 표순철 KD미디어 영상사업분부 차장 등 영화계와 뉴미디어 등의 각계 인사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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